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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오늘 오후에 시간이 남길래 일요일에 갔던 삼청동길을 다시 한 번 훑었다. 난마처럼 얽히던 길들이 이제는 대충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는듯 하다.(몇 번 간 곳인데 이제서야....지독한 길치 ㅡㅡ;;;) 돌아오는 길에 인사동 아름다운 차박물관에서 녹차빙수를 먹었다.(일명 무덤빙수...ㅎㅎㅎ;;;) 빙수를 주문하자 하는 이야기 "혼자 드시기에는 양이 좀 많습니다. 파르페를 주문하시는 게 어떨까요?" 게다가 가격이 14000원. 음..... 생각보다 비싸다.... 하지만!! 일부러 왔는데~!! 잊지 못해 왔는데!!! 어쨌거나 지금까지 먹어 본 빙수 중에서 가장 맛있기 때문에...;;;;; 잔디 잘 자란 무덤 빙수를... 요런 식으로 속만 파먹었는데 먹다보니 도굴꾼이 된 듯한 기분이;;;;;;; 아무튼 먹다보니...
오늘은 정말이지 북촌의 구석구석을 다 돌아본 것 같다. 하지만 렌즈가 문제였던...ㅡㅡ;;;;; 내내 9-18만으로 찍었다. 렌즈바꿔끼우기 귀찮아서. ㅡㅡ;;;;찍을 땐 좋~~다고 찍는 9-18. 하지만 나온 사진 보면 항상 마뜩하지가 않다... 아우....ㅡㅡ;;;;(14-42로 돌아가야하나?) 참으로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별로 건진 것이 없어서 아쉽기가 그지 없다. 출사가이드 해주신 분께 미안할 정도..;;;;;
컴퓨터를 바꾸고 나니 사진 보는 게 너무 편하다. 옛사진들을 보며 다시 편집 중... 아, 역시 돈이 좋긴하구나...;;;
나름 준비는 많이 한 듯한데... 깊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노렸으니...ㅡㅡ;;; 성인용이면 성인용, 아동용이면 아동용으로 딱 못을 박고 해야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작가선정도 상당히 고르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큼.....
오늘 현대미술관에 들렀다가 선바위까지 걷던 중에 길에 앉아있는 까치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다. 상태가 심각해 보이는 까치는 고개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멀쩡한 한쪽 눈마져 뜨지 못하면서도 그래도 쓰러지면 죽는다고 느껴서인지 악착같이 서 있었다. 내가 계속 바라보자 나무 위에 앉아있던 까치들은 계속 미친듯이 울어대며 나를 내쫓으려는 듯 나뭇가지들을 마구 떨어뜨렸다. 처음엔 왜 그러는지 몰랐는데... 내가 물러서자 죽음처럼 찾아든 적막... 그리고 다가서면 다시 울어대는 까치들. 햇볕이 뜨겁게 내리 쬐는 보도블럭 위에서 까치와 그의 친구들이 그렇게 있었다. 처음엔 '한 번 찍어보자'라는 마음으로 독하게 기다리다가 기다리는 내가 너무 싫어져서, 차마 쓰러지는 걸 보질 못하겠어서 돌아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