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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짬뽕냄새를 맡아서인지 무지 땡기던 간짬뽕을 애써 무시하며 달걀을 삶았다. 사다놓은지 아마도 4년은 되었을 달걀 자르개를 드디어 꺼내어 썰어봤다. 나름 잘 썰린다. 그리고 선물받은 달걀모양만들기틀에 따끈따끈한 달걀을 넣고 꾸욱~~ 눌러줬다. 잘 나온다. 음.. 사다놓은 달걀도 부지런히 먹어야하니... 앞으로 며칠은 달걀식사~
이 사진 찍고 국제사진페스티발을 갔는데... 거의 똑같은 구도의 사진이 있어서 시껍했다... 역시... 보는 눈은 다들 비슷한 건가...;;;
일몰을 보려하였지만 출발시간이 애매하여 망설이는데 차창에 선팅이 되어있는 관계로 이른 일몰을 구경할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렸다 올랐다를 하며 몇 컷도 찍었고... 하지만 그노무 전깃줄때문에 영....;;; 해는 하늘 중턱에서 구름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뭡니...이거...
장식장에서 물건을 찾다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캔디통... 선물로 받은 초콜릿이 들어있었지. 그래, 여기에 뭔가를 넣어두었었는데.... 흔들어 보니 소리가 난다. 덜그럭덜그럭... 들어있던 것은 옛날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들. 버리기 싫어서 잘 간수해두었던 추억의 조각들. 한 때 몰려다니던 일당들과 계획도 없이 갑작스레 훌쩍 떠났던 제부도. 내리 쬐는 햇살 속에서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조개를 주웠다. 저마다의 생각으로 복잡했을지 모를 그 짧은 여행에서 나는 멋모르고 그냥 좋았다. 이제는 다들 사는데 바빠서 얼굴보기도 힘들지만....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면 다들 참 행복해보인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행복해보인다. 내 기억 속엔 아직도 그 뜨겁던 햇살과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남아있다. 그 사람..
오랜 만에 간 경복궁... 어슬렁거리다보니 4시30분이 넘었다. 몰랐는데 5시 폐장. 사람없는 궁전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는데.... 앞쪽에 있는 처자 둘이 갈 생각을 않았다. 처음엔 금방 가겠지 기다렸다. 다른 사람들이 다들 나가는데 아예 주저앉아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결국 궁궐안에는 그 처자들과 나만 남았다. (일하시는 분들은 제외) 하지만... 일어나질 않는다. 결국 10여분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나왔다. 징한 처자들... 어떤 사진을 찍으려고 그리 열심이었는지 궁금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