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그 바다를 기억하나요? 본문
장식장에서 물건을 찾다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캔디통... 선물로 받은 초콜릿이 들어있었지. 그래, 여기에 뭔가를 넣어두었었는데....
흔들어 보니 소리가 난다. 덜그럭덜그럭...
들어있던 것은 옛날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들. 버리기 싫어서 잘 간수해두었던 추억의 조각들.
한 때 몰려다니던 일당들과 계획도 없이 갑작스레 훌쩍 떠났던 제부도.
내리 쬐는 햇살 속에서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조개를 주웠다.
저마다의 생각으로 복잡했을지 모를 그 짧은 여행에서 나는 멋모르고 그냥 좋았다.
이제는 다들 사는데 바빠서 얼굴보기도 힘들지만....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면 다들 참 행복해보인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행복해보인다.
내 기억 속엔 아직도 그 뜨겁던 햇살과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남아있다.
그 사람들은 그 바다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
추억이 편안해지도록 살며시 놓아주듯이 이 조개껍데기들도 바다에 놓아주어야 하려나보다. 문득 바다가 무척 보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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