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어두운 길을 달려 해맞으러 간 송악산.사람 많다. 진짜 많다. 주차장이 넓으니 더 많아 보인다. 해는 그 수 많은 사람을 물먹였다.뭐, 제주에서 일출보는 게 쉬울리가 없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름위로 떠오른 해가 보였다.길에 서서 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내려서 볼까~?라는 질문에 다들 "됐어" 해가 뜨냐 안뜨냐, 봤냐 안봤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좋은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
심심해서 돌아다니며 찍어본 커피숍들.. 흔한 프렌차이즈보다는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다.커피맛은 모름.. 커피 안 마심..(요즘엔 더 못마심. ㅠㅠ) 커피값은 서울이나 다를 바가 없다. (=싸지 않음ㅠㅠ) 바람이 미친듯이 불던 날 필 꽂혀서 돌아다니며 찍은 카페 사진들. 작은 읍에 이리 많은 카페가 있다니..뭐, 찍사는 감사할 따름입니다요. un cafe & bar먹자골목 입구의 커피숍. 짬뽕으로 유명한 홍성방과 마주보고 있다. 이용원 간판을 칠로 바꾸어버린 감각이 재미있다. 분위기 되게 있어보이는 곳이다. 자전거는 dp용일지도?? 멘드롱cafe홍성방을 지나 바다쪽으로 가면 나타난다. 파란 지붕이 인상적인 가게이다. barista 손설웅읍내의 버스정류장쪽에 있는 카페. 작고 분위기 있어 보이는 카페. 퀼트다..
흩어지는 바람 속에서야구름이든 수증기든 물방울이든무슨 차이가 있겠니. --------------- 똑딱이에서 벗어난 무렵에 찍은 사진. 꽤나 오래되었다. 연기는......결국 구름은 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나에게는 한번 사진이 잘 찍힌 곳은 다시 가도 잘 찍을것 같은 어리석은(;;) 망상같은 게 있다.빛의방향이나 계절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기억에만 매달려서 다시 찾아가는..쿨럭... 암튼 겨울철에 찍었던 사진이 참 마음에 들었기에 다시 찾아간 오설록....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했다. 지난 번 955번을 타고 대정으로 오면서 많은 건물들에 놀랐던 그 길을 낮에 다시 보고, 오설록에 서서 건물들이 점점 메꾸어가는 제주도 땅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였다. 아마도 몇 년 후에는 오설록 근처에는 건물들이 빽빽히 들어차지 않을가 싶다. 자연이 재산인 제주인데자연은 사라지고 건물만 늘어나는 느낌.... 나는 어쩌면 예전에 제주의 가장 좋은 시절을 여행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부디 천천히...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