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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나 닿을 수 없다

라온그리메 2011. 8. 15. 16:59



 우리나라의 유인도로는 남쪽 끝 섬인 마라도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부모에게 버려져 어느 집의 아이를 보는 일을 하던 소녀가 있었다고 한다. 소녀가 일하던 집이 마라도에서 머물다 계절도 그렇고 식량도 떨어져 떠나려고 할 때 자꾸 풍랑이 일어 떠날 수가 없었단다. 모두들 걱정하는 터에 꿈에서 누군가를 제물로 놓고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떠나기 위해 모두 바닷가에 모인 날, 주인 아주머니가 소녀에게 "애기 업는 요를 가져오라"라고 했고, 소녀가 그걸 가질러 간 사이에 사람들은 떠나버렸다. 소녀는 물가에서 발을 동동구르며 데려가 달라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 척 제주도로 돌아갔다.
 
 몇 년 후에 사람들이 다시 마라도에 가보니 하얀 뼈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이 전설을 듣고 나서 마라도를 거닐면서 어쩐지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날이 맑아 제주도가 바로 보이는 날이었기에 더 그랬을까?
 제주도를 눈 앞에 두고 혼자 두려움과 허기, 추위에 떨면서 그 소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바다에 있는 섬이고, 물도 있는 곳이니 금방 죽지는 못했으리라. 

 
 


 그냥.... 사진 정리하다 마라도 사진이 나오길래 생각나서 적어 봤다.
 골프카트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지금의 마라도.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섬을 구경하고 다닌다. 하지만 찾아보면 아픈 사연이 없는 곳이 어디 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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