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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지나가는 자동차소리, 아이들의 노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비행기의 소리.... 흐려져가는 하늘아래에 저녁이 천천히 다가오면 하루는 그렇게 조용히 끝을 알린다. 카메라를 들고 올라선 옥상은 예전처럼 퀴퀴한 물냄새와 돌아가는 팬의 소리로 나를 맞는다. 물끄러미 바라본 하늘 끝에 천천히 바람을 따라 옷을 벗는 것처럼 천천히 흩어져가는 먼 구름이 조그맣게 귓 속에 속삭인다. ".... 여기 함께 있다면 좋을텐데." 넓어져가는 어두운 구름은 조금 남은 석양을 꿀꺽 삼키고 남은 구름을 거칠게 잡아 흔든다. "시끄러워! 그만 해!"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듯한 하루. 흘러가는 시간의 무상함. 그 끝에 구름은 다시 한 번 마음을 흔들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내일은 흐릴거야. 아침부터 쭉. ------------ 오랜만..
노이즈 만땅의 사진을 손 보았는데... 하다보니 열나고 귀찮아서 대충대충...;;; 수정본 shape blur처리를 했더니만 난리... 신경질나서 흑백으로 만들어봤다. 원본
낮에 무척 힘들었다. 양동이로 퍼붓는 듯하던 비는 부실공사한 샷시의 틈새를 타고 실내로 흘러들었고, 샷시에 구멍을 내기 전까지 물을 계속 걸레로 퍼내야만 했다. 간신히 마무리가 되었는데 갑자기 집에 창문을 닫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걱정이 되어 집에 돌아왔다. 비를 쫄딱 맞고 비싼 택시타고. 그런데 집안은 보송보송....(뭡니;;;) 다시 택시타고 회사에 갔다..........(내 돈...) 힘들고 지쳐 멍하니 컴퓨터와 놀고 있는데 갑자기 눈이 환해졌다. 뭐지?하고 보니 동쪽 창으로 보이는 창문들이 일제히 번쩍이고 있었다. 재빨리 9-18을 들고 찍는데...어랍쇼? 갑자기 af가 말을 안듣는거다. 고장났나? 하지만 확인해볼 겨를도 없이 재빨리 옥상으로 뛰었다. 해는 이미 넘어간 상태. 찍다보니 다 흔들린..
이번이 몇번째더라? dslr을 사고 제일 처음 출사랍시고 나갔던 곳이 선유도였다. 그리고 그 후에 몇 번인가 더 갔었고... 오늘은 봉은사를 갈까하다가 복장문제로(삼성동에 또 그런지패션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냥 선유도로 방향을 잡았다. 날이 좋고 사람들도 많았다. 어제 많은 것을 내려놔서인지 그냥 눈에 보이는대로 편하게 찍었다. 찍은 거 맘에 들때까지 찍고 또 찍고, 렌즈 바꿔 다시 한 바퀴, 또 바꿔 다시 한 바퀴....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서 찍고 또 찍고.... 엉성한 포즈로 주변의 눈총을 무시하며 또 찍고 찍고..... 해서... 지운 거 합치면 한 500장은 찍은 듯하다.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이랄까? 생각해보면 몇박 여행가도 이정도는 안 찍었던듯한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