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올레 14-1 본문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게 한 것이라면 올레14-1코스를 걸은 것일거다. 길이 참 다이나믹했다. 월령공주에 나오는 숲 속을 걷는 기분이었달까...
끝도 없이 펼쳐진 곶자왈(제주의 원시림을 부르는 말이란다)이 순간 공포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무튼... 멋졌다. (중간까지만 걸어서 더 멋졌겠지.ㅋ)
걸으면서 생긴 사건 하나.
14-1코스에는 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한 철제문이 있다. 이 문은 열고 닫을 때 꽤 큰 소리를 낸다.
이번 올레를 할 때 내 앞이나 뒤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숲속 코스 초반쯤에서 텅!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속으로 '아, 누가 뒤에 따라오나보다...'라고 생각하며 걸었다.
사진찍으면서 걷느라(건진 건 거의 없지만) 꽤 느리게 걷는데, 사람들 소리가 들리는데도 아무리 기다려도 이 사람들이 나를 추월하질 않는거다.
사람 소리는 나는데 기척이 안나는 상황.....
나중엔 오싹해졌다. 걸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코스가 좀 음산한 코스라...쿨럭....(혼자 다니지 말라고 되어있음)
결국 마지막까지 나를 추월하는 사람은 없었다.(현실적으로 나보다 늦게 걷는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음) 그리고 사람 소리는 끝쯤에선 들리지 않았다.
내가 내린 결론.
1. 뒤쪽 사람이 아니라 앞쪽 사람이 나가면서 낸 소리였다.
2. 뒤에 오던 사람들은 퍼질러 노느라고 안 걸었다.
3. 단순한 착각.
4. 난 귀신에 홀렸던거야~~~~~~~
내가 내린 답은 3번. 워낙 삐꾸 귀여서 방향감각을 믿을 수가 없음...
이 문이 14-1코스를 한 사람들이 모두 다 찍는다는 예의 그 '문'......
처음 들어가면서 '음... 독특하게 생겨서 다 찍나봐?'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나오면서 길이 끝나는 게 기뻐서 다들 찍는 거였다...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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