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독일-프랑크푸르트 본문
여행의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저질체력으로 너무나 힘든 상태라 어서 여행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는 중이었다........................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아침 식사 때 많은 허브티에 혹해 하나씩 가져왔다. 근데 일행은 나 따라하다가 직원에게 한소리를 듣고 말았...;;
아무튼 체력은 바닥이었지만 마지막날도 씩씩하게!!
짐을 맡기고 가이드해주시는 분을 만나기 위해 중앙역으로 향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그다지 옛도시의 느낌이 들지 않는 신식도시... 서울과 많이 비슷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예의 조각을 보니 반갑기도 했고....
열차를 잘못타서 그랬던 건지, 헷갈려서 그랬던 건지 중간에 한 번 내려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한 독일청년에게 길을 물었는데 (인상쓰고 있어서 좀 무서웠음) 무지 좋은 발음으로 친절하게 길안내를 해줘서 정말 고맙기 그지 없었다. 훌쩍.....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팀 중 어떤 사람은 하이델베르그에서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할아버지를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일단 독일... 인상이 좋아졌음-솔직히 좀 겁먹은 나라였는데;;;)
가이드분을 만나 처음 간 곳은 시청사 앞.
정의의 여신. 한손엔 칼을, 한손엔 저울을 든 무시무시한 여인네. 이 칼 끝은 시청사를 향한다고 한다. "여차하면 듁을 줄 알아"라는 무언의 협박.. 우리나라에도 ㅊㅇㄷ앞에 하나 꼭 세워두고 싶다.
시청사 앞의 집들은 일부러 옛집들의 모양을 흉내내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원래 독일 사람들은 신도시를 별로 안좋아한다나..(물론 프랑크푸르트는 신도시라기보다는 전쟁때문에 망가져 새로 지은 도시지만)
시청 앞에서 결혼하고 나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독일의 결혼식은 시청에 가서 두 사람이 결혼서약하고 증명서 받는 것으로 끝난다고 한다. 옷도 특별하게 입지 않는단다. 아주 친한 몇 사람만 청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축하를 해준다는데.... 워낙 동거를 오래하다가 결혼하기 때문에 결혼 자체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나....
그래도 음악이 있으면 좋을터라 악사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맘대로' 연주를 하고 돈 달라고 한다고...;;;
대성당.
강을 건너 박물관 거리를 걸었다. 백남준 디지탈 아트가 있어서 앞에서 한장..... 찍었다.
그리고 굉장히 기억에 남는 조각상.
이것은 유대인 학살을 잊지 않기 위한 조각상이다. 사죄...랄까. 자신들의 잘못을 절대 잊지 않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건 좀 본 받아라, 이 열도인들아!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괴테의 집. 박물관은 공사 중이라 못 보고 생가만 봤다.
이 동네 사람들은 괴테를 꽤나 사랑해서 전쟁 때 공습으로 무너진 집의 잔해를 다시 하나하나 모아서 조립했다고 한다. 난 괴테라고 하면 소설가 정도로 생각했는데, 괴테는 정치가로 더 유명한 모양이었다.
괴테의 집은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옛 귀족의 집들이 이랬구나....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 큰 장롱 2개는 세탁물을 넣어두는 곳이라고..했나, 귀중품 보관함이라고 했나? 이젠 아리까리;;;;;;;
괴테의 집을 끝으로 도시 구경은 땡. 그 유명한 쌍둥이 칼과 기타등등을 사기 위해 백화점으로 갔다. 가이드분께서 점심까지 사 주셨다~!!! 공짜로 구경시켜 주신 것도 황송한데!!! (지금 생각하니 제대로 감사 못한 게 무지 민망하다....ㅡㅠ)
공항에서 물건 몇 개를 사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항상 끔찍한 장거리 비행 시작...ㅡㅠ)과 끝으로 긴 여행은 막을 내렸다.
지금 생각하면 (항상 그렇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 즈질체력으로 제대로 구경을 못하고 징징 거린 게 너무 민망하다. ........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게 될까? 아직 모르겠다. 요즘들어 갑자기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생각 외로 많이 든 여행비 정리에 쇼크 먹었다. 이 돈이면 중고 경차 한 대 뽑고도 남았겠네)
다음에 여행을 간다면, 어디를 가든 천천히 느긋하게 구경하고 싶다. 그런데 그게 될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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