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사진과 나 본문
생각해보면 나는-카메라를 들면 살짝 정신이 나가는 경향이 있다.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주변 상황에 많이 개의치 않는달까...? 뭐 특별한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거니와 그럴만한 주제도 되지 않으면서 그래도 무모하게 덤벼드는 나를 발견할 때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무서워서 절대 타지 못했던 서울랜드 리프트를 타게 된 것도 사진 때문이었고, 낯설고 인적없는 거리를 혼자 짤랑대고 걸어대기 시작한 것도 사진 때문이었다. 왕복 4시간이 족히 걸리는 낯선 곳들을 혼자서 좋다고 달려갔다 달려오기도 많이 했다.
요 얼마전 하늘 사진 찍을 때는 주변에서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을 귀찮다고 다 쫓아버리고 혼자서 덜덜 떨며 사진을 찍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어두운 주변의 섬뜩한 기분에 총총 들어오기도 했다. (lcd에 하도 잘 나오길래 만족한 상태였다.....lcd를 믿는 게 아니었는데..orz) 그야말로 사진을 찍을 땐 이성을 잃고 주변을 귀찮아하다가 제정신 돌아오면 혼자있는 상황에 덜덜거리는 그런 상황이랄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전보다 사진에 대한 욕심이 줄어들어서(=게을러져서=한계를 느껴서) 좀 덜해졌다는 것일까. 어차피 자기만족사진이니까, 내가 찍는 건.ㅡㅠ)
어느 샌가 '누구나 한 번 보고 나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사진을 찍겠다'는 욕심은 하늘로 멀리 날아가버리고, 이젠 그냥 내 주변의 일상을 찍는 것에도 인색한 인간이 되어가는 듯하다. (주변 사람들 사진 찍는 것이 엄청나게 줄었다. 뭐, 이유야 여러가지지만...)
멋진 모델이 아닌, 지나가는 사람들을 너무 아름답게 담아내는 사진들을 보면 무척 부럽다. 예전 동호회의 고수님들과 다닐 때,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쉽게 그 모습을 담는 것이 얼마나 신기했는지! 지독하리만치 낯을 가리는 나에겐 그야말로 신비하기 그지 없는 일이랄까. 정물사진 풍경사진에 질릴 때면 다들 인물사진으로 넘어가던데, 내가 사진에 좀 심드렁하게 된 것은 인물사진으로 넘어가지 못한 탓도 클 것이다. 인물사진을 찍을 땐 정신이 나갈 수가 없으니까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는 것일까. 하하하;;;;;
이젠 뭔가 멋진 것을 담겠다는 욕심, 많이 담겠다는 욕심보다는 소중한 것들을, 내 기억들을 담고 싶어지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능력이 안돼.에휴...)
내 사진에서... 누군가도 행복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행복해져야겠지.
그냥... 오래 된 격언(?)이 하나 생각난다.
"카메라는 그저 거들 뿐."
이상은 횡설수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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