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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그리 설운 비가 오더니
떠날 때가 되어서 짐을 다 보낸 날에 비가 점심무렵부터 그리 바람과 함께 내려왔다. 오래전부터 비가 내릴 거라고, 그런 날이라고 그리 정해진 날이라고. 떠나는 날이라고. 달아나지 못하고 바로 떨어진 몸뚱이 위로 빗물은 쏟아지고 아직 때가 되지 못한 어린 잎들과 이웃꽃들이 함께 누웠다. 고인 웅덩이에서 헤엄치면서 슬픈 눈으로 아직 곱게 웃는 순진한 내 친구야 어린 너에게도 삶은 참으로 애달프구나. 그래도 서로 어깨를 기대고 함께 있는 짧은 지금. --------------------------- 그런 순간이 있다. 지금 이건 꼭 찍어야 해. 내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숨이 막히도록 인상적인 그런 순간이. 비에 벚꽃 꼭지(?)와 수수꽃다리, 어린 단풍잎, 은행잎들이 우수수~~떨어졌다. 퇴근길에 똑딱이로 찍..
이야기 속의 사진
2009. 4. 20.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