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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정말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냈다. 배터리가 헷갈려서 좀 당황스러웠다. OMD가 안 보여서 어딜갔나 했더니,ㅇ ㅖ전에 중고로 내놓겠다고 박스포장해놨었나보다. PL8을 들고 동네 산길로 나섰다. 노안에 액정은 잘 보이질 않았다. 폰보다 나은 건 망원정도라 땡겨 찍으려했더니 뭐가뭔지 헷갈린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리 저리 찍다보니 그냥 폰이 편하지...싶다. 동영상은 아예 못 쓸 정도로 엉망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그나마 괜찮은 사진들을 보니 역시 폰보다는 낫다....(열에 하나 정도라 문제지만) 마포의 망원과 디카의 아웃포커싱이 아무래도 폰보다는 낫지....라고 하고싶지만... 화소부터 딸려서리. ㅡㅡ;;; 암튼.. 고민되는 하루다. 사진이고 동영상이고 이제는 폰이 다 해먹는 세상인 듯... 워크맨이..
가다보면 나오겠지...하는 막연한 희망으로 낯선 길을 간다. 나무들은 아직 봄 앞에서 메말라 하늘로 가지를 뻗대며 비를 부르고 나뭇잎들은 아직도 매달려 작년을 그리워한다. 원래 계획에 없었던 산행. 바닥이 맨질맨질한 운동화를 신고 가는 산길은 얼었던 땅이 녹아 미끄러웠다. 처음 가보는 길. 그저 입구에 있던 무책임한 이정표를 믿고 걷기 시작한 길엔 여기 저기 갈래갈래 길이 갈라진다. 지도를 통재로 머리에 넣어야 안심이 되는, 내 위치를 수시로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단순한 방향치인 내가 낯선 길을 찾는 건 왜 이리 좋아하는지 나로서도 알 수가 없다. 그저-걸어왔던 재미없는 길을 다시 걸어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하나만 확실할 뿐. 그저 방향감각에 의지하며 걷는 길... 가장 무서운 것은 길을 잃을까하는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