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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악몽

라온그리메 2008. 6. 29. 23:19
 꿈을 꾸었다. 마시려고 놔둔 생수병이 세병 나란히 놓여있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병마다 큰 벌레가 한마리씩 빠져 죽어 있었다. 바퀴벌레, 나방...하나는 기억나지 않는다.
욕지기를 간신히 참으며 병을 살펴보았지만, 뜯긴 흔적은 없었다.
어찌된 일일까? 누가 일부러 그런 것일까?

이 병을 신고해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고민하다가 꿈에서 깼다.

지금 기분이 그렇다. 목이 말라 물을 마셨는데... 물 속에 벌레가 빠져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느낌.

원효대사는 해골물을 마시고 득도하였다는데, 꿈 속에서 본 것만으로도 기분만 더러울 뿐.

머리 속에 벌레가 끼어든 듯 불쾌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다.

그냥... 혼자만의 고민으로 우울한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아무것도 모르고 살고 싶다. 하지만 한 번 떠진 눈은 감을 수가 없고, 다혈질인 나는 겁쟁이라서 괴롭다.
 
자기환멸.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일까? 순간순간 분열하는 복잡한 생각들을 어떻게하면 정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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