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왜 자꾸 사진 찍는 거에요? 본문
공사로 난장판인 출퇴근길... 하나둘씩 사라지는 옛동네풍경은 좋아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해서... 오늘은 한 번 찍어나보자~하고 퇴근길을 나섰다.
길 중간중간에는 허물다 만 건물들과 반쯤 허물고 반쪽으로 만드는 건물들이 있다. 그 모양새가 본 적이 없는 특이한 것들이라서 버스타고 가면서 꼭 찍어야지...했기에 찍으려고 했는데....
일하시는 분들의 태클.
뭐, 꼭 태글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왜 찍냐고. 그걸 뭐하러 찍냐고. 눈치보여서 제대로 찍지도 못하고 허둥허둥...
찍고 나서 보면 별 것 아닌 사진인데... 워낙 심성이 황폐(?)하다보니 이런 풍경이 자꾸 끌리는 걸 어떻게 해...ㅡㅡ;;;;
이 사진 찍으려고 처음 지나는데 사람들이 있길래 포기하려 했다. 그런데 좀 걸어가다보니 그 사람들이 나가는 게 보여서 다시 쪼르르 달려가 찍었다.
이오팬은 이오팬이라 구도잡기가 영 뭐해서 자꾸 머뭇거리는데 아저씨 한 분이 달려나오시더니 말씀하신다.
"왜 자꾸 사진 찍는 거에요?"
음.. 저 동사무소 직원도 찍파라치도 아닌데요......라는 말 대신에..... 갑작스레 튀어나온 말이......
"이뻐서요."
엑? 이쁘지는 않다, 솔직히...ㅡㅡ;;;;;
"보여드릴까요? 색깔이 비교되서 참 예쁘죠?"
이미 나온 말 주워담기도 그래서 횡설수설... 에? 근데 아저씨는 나름 납득하신...거? ㅇㅇ;;;;;
뭐... 그렇단 얘기.... 돌아오면서 몇 장 더 찍었다. 요즘 심사가 뭐하진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히는 건 상당히 칙칙하다...흠....
다시 말하지만...그냥 그렇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