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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오랜만에 맞이한 평일휴일이었던 24일 아침. 늦게 잠이 들었지만 평상시 기상시간에 일어나 9시경까지 멍하니 tv를 보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싶어 어제 대충 싸둔 짐을 집어들고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강남고속버스터니널에 가면서 함께 탔던 에티켓이라고는 없는 고등학생들때문에 기분이 나빠져서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도 생각은 했었으나 그냥 나선 김에 가보자고 스스로를 달랬다. (사실 여행가는 것과 버릇없는 학생들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10시 20분에 도착하니 40분 우등고속이 있단다. 3000원쯤 더 비싼 우등... 좀 아깝기도 했는데 편안한 좌석에 기분 좋게 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옆에 모르는 사람이 앉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에 쏙 들었다. 영동고속도로에서 보는 산들은 예쁘게 물이 들어있었고..
어제 낑낑거리며 운동한 보람도 없이 과식해버린 오늘 점심. 게다가 엄청난 열량인 프라푸치노까지 냠냠 먹었으니...ㅡㅡ;;;; 해서... 양재역->양재시민의 숲->강남역을 걸었다. 손에 든 이오팬을 이리저리 흔들며 장노출을 즐겨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찍어보기도하고.... 돌아와서 책 2권 읽고나니 이제 슬슬 졸리네....
새를 쫓는 방법도 별 게 다 있다. ㅡㅡ;;;
om50.8의 색감은 뭔가 묘~한데가 있다. 찍는 동안 즐거운 렌즈... 돌아와서 보면 기분 좋은 렌즈...근데 몇 장 못찍는 렌즈...ㅡㅡ
우크라이나의 극단 보스크레신아의 공연이었던 '벚꽃동산'. 멍청한 귀족주의와 천민자본주의를 비판한 것으로 보여짐.. 워낙 공연 자체가 다채로와서 그런 생각은 접어두고 재미있게 봤다. (좀 난해하기도 했지만;;) 온몸이 덜덜 떨리는 추위에도 시종일관 뛰어다니며 몸을 아끼지 않고 열정적으로 연기를 펼친 배우분들, 대단했음. 중간에 한번 정전되고 마지막에는 아예 정전되어버렸음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 모습이 더욱 멋졌음. (뭐냐, 주최측!!!) 공연시간이 30분 늦어져 기다리다가 동사할 뻔...ㅡㅡ;; 그동안 주변에서 야금야금 빼앗아간 재산으로 인해 장원은 파산지경이 된다. 소식을 듣고 오랜 외지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러시아의 귀족 마님은 경제관념이 전혀 없다. 아들(?동생?)도 열심히 재산을 털어먹을 뿐...
이오팬만 들고 간 시립미술관. 워낙 작은 곳이라 찍을 것이 별로 없다(라고 쓰지만 실력부족이겠지;;) 저녁 때 가서 잠시 둘러보았는데, 안타깝게도 안쪽에선 촬영불가... 당연하긴 한데 맘에 드는 그림들이 많아서 참 많이 아쉬웠다. ㅡㅠ) 둘러본 후 나와서 사당역에서 분식으로 저녁을 때우고 열심히 예술의 전당을 향해 걷기 시작. 그리고 바지런이 걸어 도착한 예술의 전당. 음악분수를 잠시 구경하는데... 보라매공원의 뽕짝과 비교가 되는 선곡에.....쩝.....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귀가. 음악분수는 7시 30분, 9시 30분 경에 나온다고 한다. 예술의 전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문화적 환경의 차이가 사람의 인성에 끼치는 영향을 잠시 생각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만사 귀찮아서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