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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날씨가 너무 좋았던 오늘,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지인이 추천해준 덕수궁에 가서 사진도 찍고 편하게 책도 읽고 오자....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덕수궁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많았다. 가족단위도 아니고 아이들 대여섯에 보호자 한두명...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과 카메라를 들고 우루루 몰려다니는 사람들.... 정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책? 꺼내기조차 민망했다. 하기사 오늘처럼 좋은 날 나도 나왔는데 다른 사람이라고 안나올리가 없지.. 게다가 개학직전이니 방학숙제에 피치를 올리는 사람들도 많을테고 말이다. (무료 미술관이니 더하겠지) 미술전시회를 관람하려고 하였으나.... 공기가 너무 탁하고 이 좋은 날 꼭 사람들이 벅적거리는 이 어두운 곳에서 그림을 보고 있어야 ..
제주도 해안가는 다 아름답지만 맑은 날 이곳을 드라이브했던 기억이 가장 남는다. 푸른 하늘, 바다, 멀리 보이는 한라산, 가까이 보이는 산방산과 송악산, 형제도.... 사계항에서 항구 구경을 하고 송악산을 향해 가던 중 그냥 차를 멈추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알고보니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 에 들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갔었던 제주도의 여러 곳 중 가장 마음에 들었고,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일출도 무척 아름답다고 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 싶다.
계획없이 걷게 된 산길.. 쏟아지는 눈이 예뻐 몇 컷 찍으면 좋겠다~ 싶어 나선 길인데.... 생각보다 눈이 많이 안 쌓여있었다. 나름 스패츠까지 챙겨 간 게 좀 민망할 정도였다..;;;(몇 년만에 꺼낸거냐, 스패츠;;;) 어릴 때 놀았던 숲 길로 접어드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떠올랐다. 여름엔 아카시아 따러, 가을엔 밤따러 다니던 숲... 지금은 그 자리에 학교가 들어섰고, 숲은 그냥 귀퉁이 정도 남아있다. 눈은 계속 쏟아졌지만 쌓이지가 않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나름 사진기 들고 나선 맘으론 아쉽기도 했다. 천천히 관악산 쪽으로 걸어가노라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었다. 산의 전체적인 윤곽을 찍어보고 싶어 좀 더 올라가보았는데, 나무들에 가려 산은 보이지 않을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