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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뽈뽈/동유럽 2012

[헝가리]부다페스트-아쉬움으로 남다

라온그리메 2012. 9. 10. 23:51

경고! 상당한 내용의 자학적인 징징거림이 포함되어 있음.

싫으신 분들은 그냥 사진만 후루룩 보시기를 권합니다.





빈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택한 방법은 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기차보다 엄청나게 저렴한 오렌지웨이.

스튜던트에이전시를 이미 타 본 터라 그다지 걱정하지 않고 나선 것이었는데-.


 오렌지웨이는(스튜던트에이전시도 마찬가지임) 빈에는 제대로 된 터미널이 없었다.아마도 환율이 차이가 커서이겠지. 쿨럭. 나같은 길치가 제대로 된 표지판, 안내판도 없는 버스정류장을 찾아 나섰으니 당연히 제대로 갈 수 있을리가 있나...(먼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시간 먼저 도착한 프레터스턴역(땡볕)의 입구에서 예정시간 반시간을 더 넘게 기다렸는데, 그리고서야 내가 엉뚱한 곳에서 기다렸다는 걸 깨달았다. 헐... 

숙소를 나오기 전에 한 번 확인만 했어도 좋으련만 어쩐지 애매한 기분에 "여기가 맞아"라고 생각해버렸달까. 아무튼... 새 됐다. 쿨럭.


]

프레터스턴역앞의 관람차




잠시 멍~하다가 곧바로 바로 뒤에 있는 기차역으로 갔다.

부다페스트행 열차표를 사니 뭐라뭐라 설명해주는데... 모르는 지명이 잔뜩 나와서 멍~~~~

잠시 밖에 나와 황망히 서 있다가 도로 들어가서 설명을 다시 부탁하자 역무원 아저씨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ㅡㅡ;;;) 두 장의 용지를 뽑아들고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일단 여기서 기차를 타고 메이들링 역으로 가서 6시 기차를 타라고 말이다. 


계획도 없던 obb열차를 타고 메이들링역에 도착한 시간은 겨우 4시 30분. 남은 시간 동안 멍하니 기차가 오기를 기다리노라니 만감이 교차했다.



"@!#!@#ㅃㅉㄸㅃ~@~@~~~!!!!!!"



메이들링 역으로


메이들링 역.


그렇게 기다리다보니 열차가 도착했는데, 사람이 상당히 많이 타서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열차 자체도 지금껏 타던 열차들과는 달리 낡은 느낌이었고, 타고 있는 사람들도 그래서 어쩐지 바짝 긴장이 되었다.

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은 며칠 전 보았던 풍경과는 사뭇달라서 정말이지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차이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점점 더 긴장)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숙소사장님에게 전화를 받으며(제 시간에 도착 안한다고 연락까지 해주신 고마운 사장님....)

밖이 완전히 어두워졌을 무렵 (9시) 열차는 부다페스트의 keleti역에 도착하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열심히 목적지를 찾아가는데, 이건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 딱 그 느낌이랄까.

전혀 준비가 없이 도착한 도시였기에-더군다나 밤에 도착할 거라곤 전혀 생각도 안한 도시였기에 여정을 선택한 내 자신에게 막 화가 날 정도였다.


급히 환전소에서 돈을 조금 바꾸어서 지하철을 찾기 위해 마구 헤맸다. 켈레티역은 유리창이 정말 아름다웠는데 카메라를 꺼내들기에는 지나치게 긴장한 상태라 감히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많이 아쉽다. ㅡㅠ)



지하철 안내표시를 찾지 못해 많이 헤매다가 한참만에 찾아낸 역 바깥의 지하철역에는 경찰들이 서서(한명도 아니고 두명이나) 하나하나 열차표를 확인하였다. 이런 검표는 모든 역에서 다 있는 듯 하였다.

엄청나게 빨리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프라하의 안델역 에스컬레이터만큼 빨랐다) 지하도에 내려가니 정말 바짝 긴장하게 만드는 역의 모습과 열차의 모습.... 낡고 살풍경하달까.

아마도 이 때 많이 놀라서였는지 난 부다페스트에서 지하철을 거의 타지 않았다.


데악역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 걸었다. 밤이라서인지, 멘붕상태여서인지, 원래 길치여서 그런지 또 길을 찾느라 꽤 헤맸다.쿨럭.

그래도 많이 헤매진 않고 그럭저럭 찾아낸 숙소에 도착하니 사장님 말곤 아무도 없었다. 다들 방금 야경보러 떠났다고 했다. 그 이야길 들으니 '버스만 안 놓쳤어도 나도 갔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어 급우울모드.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유명하다고 하였지만 구경할 엄두를 못했기에 포기했더랬는데, 1시간만 먼저 도착하였다면 야경이 그리 멋지다는 언덕에 나도 올라갈 수 있었을 것 아닌가 말이다. 


아무튼... 침대를 배정받자 사장님은 나를 테이블에 앉히고 지도를 쫙 펼쳐놓더니만 관광지와 추천코스를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치안 좋아요. 야경 구경 위험하지 않아요"라는 한마디.

오오오....정말?


그렇잖아도 약간 속이 꼬인 기분이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어쩐지 용기백배가 되어 카메라를 들러매고 야경구경을 나섰다.


어디가 어딘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데악역으로 가서는 일단 세체니 다리를 볼 수 있는 엘리자베스다리 쪽으로 가기로 했다.

숙소 바로 근처에 있던 성이슈트반 성당. 보이는 반대편이 바찌거리다.




축제가 있는 날이었는지, 원래 그런지 엄청난 사람들이 나와서 밤을 즐기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보니 더 용기가 솟았다.




엘리자베스교에 도착하자 시원하고 큰 강이 보였다. 아무래도 도시 안의 강이라면 한강이 익숙하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봐 왔던 작은 강과는 다르게 큰 도나우강은 어쩐지 낯익었고, 큼직한 다리 역시 불편하지는 않았다.




멀리 보이는 부다성과 세체니다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참 사진빨이 안 받는 듯하다. 누가 찍어도 볼 때의 그 느낌을 완벽하게 살리지 못하는 듯하니 말이다. 물론 내 사진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마음에 들 때까지 여러 장을 찍었는데... 그래도 뭔가 부족. 아무래도 실제로 봐야 그 멋을 알 수 있는 것이 부다페스트의 야경이다.













바찌거리 밤의 쇼윈도들.


야경을 신나게 구경한 것은 좋았는데, 숙소로 돌아가려니 어디가 어디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부다페스트는 큰 도시인데다가 밤인지라...

한참을 헤매다보니 점점 겁이 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늦어지자 사람들마저 줄어들고 어두운 거리를 홀로 헤매노라니 낮의 긴장은 갖다 댈 것도 아니었다.

택시를 타야하는가, 말아야하는가를 고민하며 길을 헤맸는데, 길치의 특징이지만, 같은 장소를 계속 뱅글뱅글 돌았다는 거. ㅋ





헤매는 와중에도 사진은 찍었다. 하하하;;;;

이곳은 Great Synagogue인데, 나중에 이 사진을 보고서야 내가 얼마나 많이 헤맸는지 알 수 있었다. (한 5km정도는 헤매고 다닌 듯하다)






간신히 도착한 숙소에서 맞은 아침은 마음이 부산하여 편치 않았다.

부다페스트의 일정은 가장 짧은 하루짜리였다. 나의 계획은 일단 아침에 중앙시장에 갔다가 영웅광장 갔다가 부다성 갔다가 오는 것 정도였는데, 시간상의문제보다는 일정이 촉박하기에 마음이 바빴달까. 



예쁜 건물의 내부장식. 숙소 자체도 굉장히 엔틱했다. 




저녁에 짐을 찾으러 오기로 하고 처음 찾아간 곳은 이슈트반 성당이었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bazilika)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성당이다. 헝가리의 초대 국왕인 성 이슈트반을 기리기 위해 1851~1906년 사이에 세운 성당으로서 부다페스트에 있는 성당 가운데 최대 규모의 성당이며 엥겔스 광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1]

당시 헝가리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인 요제프 힐드와 미클로시 이블의 공동 설계 작품인 이 대성당은 본래 1848년에 기공식을 가졌으나 연이어 발발한 헝가리 독립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1851년부터 재개되었다. 그러나 대성당 선축이 한참이던 1868년에 전례 없는 폭풍이 불어 닥치면서 대성당의 돔이 날아가버렸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야 1905년에 공사는 끝이 났다.[2]

성 이슈트반 대성당은 건축 양식으로는 전형적인 네오 로마네스트 양식 건물이다. 전체 구조가 그리스 십자가 형상으로 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 중앙 돔이 있다. 건물 내부에선 86m, 돔 외부의 십자가까지는 96m인데, 마자르족이 이 지역에 자리잡은 896년을 의미한다.[3] 그리고 한 번에 8,5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고 50종류 이상의 대리석이 사용되었다고 한다.[1]

대성당 내부에는 당대의 저명한 헝가리의 예술가인 모르 탄, 베르탈란 세케이, 쥴러 벤추르 등의 작품으로 가득하다. 벤추르의 성화는 성 이슈트반 왕이 헝가리 왕관을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는 장면을 그린 것인데 이는 곧 이교도였던 마자르족이 유럽의 일부가 되었음을 내외에 과시한 그림이다. 이 대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돔의 스테인트 글라스로, 카로이 로츠의 작품이다.[3] 더불어 성 이슈트반의 오른쪽 손이 미라로 보관되어 있다.[1]http://ko.wikipedia.org/wiki/%EC%84%B1_%EC%9D%B4%EC%8A%88%ED%8A%B8%EB%B0%98_%EB%8C%80%EC%84%B1%EB%8B%B9


아침 일찍이라 문을 열지도 않았고, 입장료가 있어서 안들어가긴 했는데, 정교회 성당이 천주교성당과 다를 것이라는 건 나중에야 생각해낼 수 있었다. (아까비...)





중앙시장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동서남북 없이 마구 걷기;;;; =길치








길가에서 발견한 기념품샵. 잘츠의 초콜렛, 프라하의 무하, 빈의 클림트까지 다 있다. 

누가 그랬던가, 모든 기념품은 부다페스트로 통한다고.(하지만 가품이라 조잡한 느낌은 어쩔 수 없음)








걷다가 발견한 시나고그. 숙소에서 꽤 멀었다. 도대체 어쩌다가 여기까지 밤에 왔던 것일까? (지도상으로는 이슈트반성당과 한 1km정도 되는 듯하다)

시나고그는 유대인교회라서그런지 테러의 위협이 있는 모양이었다. 입장하려는 사람이 가방 속을 검사당하는 것을 보니 좀 안타까웠달까. 

















프라하도 그랬지만 부다페스트에도 큰 길가에는 서점이 무척 많았다. 대형서점 몇개를 제외하면 서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를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이 나라도 경제가 발전하게 되면 서점들은 사라지게 될까?( 사실 우리나라 서점 없어진 거는 온라인 서점의 영향이 더 컸지만서도;;)






마구마구 걷다보니 다리가 하나 나왔다. 헉, 여기가 아닌가? 놀라서 다시 데악역으로 향했다.







트램을 타고 가니 아악! 아까 거기가 맞잖아!!! 이래저래 기운빠지는 날....




드디어 도착한 중앙시장.(트램의 Fővám  역)




다큐에서 중앙시장이 나오는 걸 본 후 정말 오고 싶었던 곳이었다. 














1층은 내국인상대의 식료품이 많았고, 2층은 외국인 상대의 잡화와 기념품을 팔았다.

오스트리아에 비하면 물가가 많이 저렴해서 눈이 뒤집힐(^^;;)지경이었다.

정신없이 몇바퀴 돌다가 오버트라운의 룸메이트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니의 첫 말은 인사가 아니라 "여기 물가 대빵 싸요!"였다. ㅋ


조카를 위한 목각 인형(목각류가 정말 저렴하다)과 지인들을 위한 고춧가루를 산 후 시장을 빠져나오니 어느새 오후.(그 와중에 환전소를 몇번이나 들락거렸는지. 환전소 돈 엄청 벌어줬다;;)




너무 덥길래 일단 스타벅스에서 프라프치노 하나 마시고...(일반 카페에는 바가지가 겁나고-바가지는 없지만 더 비싼 스타벅스;;임에도- 메뉴가 뭔지 몰라서 못들어가는 소심함)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고 이번엔 부다성을 향해 출발했다.

부다성과 가까운 역에서 내렸는데 어째 풍경이 서울역 앞 같은 느낌이다. 어수선하고... 언덕 쪽으로는 버스들이 잔뜩 서 있었다.

핫도그 하나 사면서 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물으니 언덕위로 올라가란다. 역 앞의 언덕이 버스 정류장이었던 셈.


부다 성(헝가리어: Budai Vár, 터키어: Budin Kalesi)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헝가리 국왕들이 살았던 역사적인 성채이다. 과거에는 왕궁(Királyi-palota) 또는 왕성(Királyi Vár)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부다 성은 중세와 바로크, 19세기 양식의 가옥들과 공공건물들로 유명한 옛 성곽 지역(Várnegyed) 옆에 있는 부다 언덕 남쪽 꼭대기에 지어졌다. 아담 클라크 광장과 푸니쿨라(계단식 열차) 옆 세체니 다리와 이어져 있다. 부다 성은 1987년 공표된 부다페스트 세계문화유산의 일부이기도 하다.

http://ko.wikipedia.org/wiki/%EB%B6%80%EB%8B%A4_%EC%84%B1

버스를 타고 언덕을 오르자 마차슈(마차시)성당이 눈 앞에 나타났다.




마차슈 성당(Mátyás templom)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성당이다. 정식 이름은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지만, 이곳의 남쪽 탑에 마차슈 후냐디(1458~1490) 왕가의 문장과 그의 머리카락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마차슈 성당으로 불리게 되었다. 기독교의 전래에 따라 원래는 1015년에 건축된 것이다.[출처 필요] 1255년, 부다 성내에 건축되어,[출처 필요] 역대 국왕의 결혼식과 대관식의 장소로서 이용되었다. 현존하는 건물은 14세기 후반에 화려한 후기 고딕 양식으로 건조된 것으로서, 1479년에 마차슈 1세에 의해 대개축됨으로써, 높이 80미터의 첨탑이 증축되었고, 19세기 후반에 광범위하게 수복된 것이다. 700년이라는 교회의 역사 중, 이 성당은 부다의 풍요로움 (혹은, 헝가리인에 있어서 의지처)이었고, 따라서 종종 비극의 역사의 상징을 지니게 되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최후의 황제 칼 1세를 포함하여, 거의 모든 역대 헝가리 국왕의 대관식이 이곳에서 행해졌을 뿐만 아니라, 마차슈 1세의 2번의 결혼식도 이곳 성당에서 행해졌다. 구 부다 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이다.http://ko.wikipedia.org/wiki/%EB%A7%88%EC%B0%A8%EC%8A%88_%EC%84%B1%EB%8B%B9


도자기로 되어있는 성당의 지붕을 잠시 감상하고 성당을 돌아가자 어부의 성채가 나타났다. 와아~~그 이국적인 모습이라니!


성 이슈트반 1세는 초대 헝가리의 왕으로,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하여, 그 공으로 교황 그레고리오 7세로부터 헝가리의 사도왕이라는 작위를 얻게 되었다. 바이에른의 하인리히 2세의 딸인 바이에른의 기젤러와 혼인하였다.




멋진멋진멋짐 모습. 그러나... 너무 더운 날씨. ㅡㅠ)

광장의 1/4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으로 채워져 있었다.



















신나게 사진을 찍고 어찌 돌아갈까 생각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걸어 내려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길치는 무모하다.....




부다페스트는 사실 관광지를 연결하는 대중교통편이 아주 편리한 편은 아니다. (준비하고 가면 상관없겠지만, 나같은 날나리 여행객에게는;;)

편하게 간다면 관광버스를 타면 된다. 되는데... 왜 안 샀을까? 흠...ㅡㅡ;;;






그래도 아랫쪽에서 찍은 이 사진은 걸어내려오지 않은 사람은 찍기 힘든 것이라고 (우기며) 믿기에 아쉬움은 좀 접었다.
























강변까지 내려오는 길은 무지 멀었고 인적이 드물었다. 나중에 길 헤매는 꿈을 꾼다면 나타날 유력한 후보가 된 기억. 쿨럭.

멀리보이는 종탑에 의지하며 걸었는데 그 종탑은 성당이었던 모양이다.(Felsővízivárosi Szent Anna-plébánia éstemplom) 바로 앞에 대형마트가 있어서 에어컨바람을 쐬며 어슬렁어슬렁..



Batthyány tér에서 트램을 타고 세체니다리로 향했다... 그런데 일단 자리에 앉자 내리기가 싫어서 그냥 종점까지 타버렸다.

지나가다 보니 겔레르트 언덕이 보였다. 














종점에서 내려서 세체니까지 걷기로 했다.

무모했다. 푸하하하;;; (ㅡㅠ)




겔레르트 언덕.













세체니다리.

세체니 다리(헝가리어: Széchenyi Lánchíd)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서쪽 지구 부다와 동쪽 지구 페스트 사이에 있는 도나우 강에 놓인 현수교이다. 이 다리는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을 가로질러 놓인 최초의 다리이며, 1849년에 개통되었다.

다리의 이름은 다리 건설의 주요 후원자였던 헝가리의 국민적 영웅인 이슈트반 세체니에서 따온 것이다. 템스 강의 런던다리를 성공적으로 건설한 영국의 설계기사 클라크(William Tierney Clark)와 건축가 애덤 클라크(Adam Clark)를 초빙해 건설하였다. [1] :636 건설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경이로운 다리로 여겨졌다. 세체니 다리는 헝가리의 경제와 국민 생활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장식물들과 구조는 주철로 만들었으며, 잔잔한 기품과 안정적인 모습을 발산하여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업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세체니 다리는 진보, 국민의 각성 그리고 동쪽 지구와 서쪽 지구를 한데 묶어주는 상징물이 되었다.


이전 인터넷의 포스트에서 읽었던 사자에 관련된 일화.

사자를 조각한 조각가는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이었는데, 어느날 아이가 와서 "왜 저 사자는 혀가 없어요?"라고 묻자 자괴감에 자살을 하였다나 뭐라나...

근데, 혀가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별로 안 예쁜 사자인 건...?



세체니다리를 건너 다시 돌아온 이슈트반성당광장에서 남은 시간을 어찌보낼까 고민에 빠졌다.

야간버스를 타야하기도 하고 너무 많이 걸어서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바찌거리의 스타벅스 지하에 쳐박혀 2시간을 앉아있었다.



야간버스를 타러 갈 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야간버스 출발시간은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 그런데 버스가 안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건가.

게다가 인터넷의 버스정류소가 내가 알고 있는 정류소가 아닌 것이다. 이미 빈에서 당한(????? )것도 있고 해서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물고 머리카락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실제로 오렌지웨이 홈페이지의 구글지도가 잘못나와있었음)


늦은 지하철이 못미더워서 일찌감치 버스를 타러 나왔다. 

가는 길에 유로라인 안내판이 보였다. 아... 유레일 끊을걸.

오렌지웨이 안내판도 있어서 그걸 보며 오렌지웨이 사무실을 찾아갔다.




오렌지웨이의 부다페스트 터미널은 오렌지웨이 건물인데, 이 건물, 밤이 되니 문 닫았다. 건물 앞에 어떤 안내판도 없고, 앉아 있을 의자조차도 없다.

사람들은 서로 서로 "여기가 정류소 맞나요?"를 물어보며 "모르겠는데요""그랬으면 좋겠네요""저~기 저 사람이 그럴 거라는데요"같은 실없는 문답을 주고 받았다.


예약도 하지 않고  덜렁 찾아온 루마니아 처자는 나만큼 걱정을 했다.(나는 표는 있었지만) 



자정이 가까와오자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데, 알고보니 야간버스가 내가 타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루마니아쪽으로 가는 버스가 따로 있었던 모양.(루마니아처자는 그리 갔음) 

그쪽 버스가 먼저 와서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가서 차에 타느라 줄을 서는데, 뒤쪽으로 버스 한대가 더 와서 섰다. 프라하행 버스였다.(아니, 프라하행이 아니라 프라하'도' 가는 버스. 일종의 직행버스 개념)


불편한 의자에 앉자 잠시 눈을 붙였다 떼니 어두운 들판을 버스가 달리고 있었다. 멀리 벼락치는 모습이 보이고 비는 쏟아지고...으허허..... 잠결이라 제정신은 아니고.

다시 잠이 들었다 깨니 주유중인 모양이었다. 앞뒤없이 정신없이 뛰어 내려가서 화장실에 가니 사용료를 내야한단다.(새벽2시인가 그랬는데 아주머니가 지키고 있었다) 뭐라뭐라 하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가지고 있는 포린트동전을 다 꺼내어 손바닥에 올려놓았더니 100포린트동전을 가져가서 게이트에 넣어주셨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다시 버스로 돌아왔는데... 인원 점검이나 그런 거 없었다. ㄷㄷㄷㄷ


중간중간 버스가 설 때마다 잠이 깨었다가 들었다가 했다. 다리는 퉁퉁 부었고 몸은 뻐근하고...힘들었다. 시간 좀 아끼자고 야간버스를 탄 것이 무척 후회스러웠다.(야간이동이 한번뿐이라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 눈을 뜨니 밖은 밝아져있었고, 버스는 터미널같은 곳에 도착해있었다. 프라하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그렇게 플로렌스역에 도착했다, 무탈하게 드디어 여행의 처음 출발이자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돌아보면 부다는 처음부터 삐걱대는 일정에 내내 헤매고 다닌 탓에 불안하고 아슬아슬한 느낌이어서 아쉬운 기분만 잔뜩 남아있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그냥 스쳐지나가며 본 게 고작이어서 더 그런 듯하다.

하지만 크고 멋진 강과 다리들, 그리고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나름의 매력을 지닌 곳이 부다페스트였고, 저렴한 물가가 좋은 곳이었기에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넉넉히 있었다면 어쩌면 가장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무엇보다 아직은 프라하보다 자본주의의 때가 덜 탄 곳이어서 상큼한 느낌이 있달까....(도로 곳곳에 깔린 모객아르바이트생들을 보니 얼마나 갈진 모르겠다)

부디 나름의 멋진 모습을 잘 간직하고 관광, 교통인프라 정도만 살뜰하게 늘려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