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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뽈뽈/동유럽 2012

bgm[오스트리아]잘츠부르크-rain, rain, rain

라온그리메 2012. 8. 26. 01:31
BGM 정보: http://heartbrea.kr/index.php?mid=bgmstorage&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rain&entry=document_srl%2F4258549%2Fpage%2F1&document_srl=4258549

 


기왕 하는 거니 한번 확 나가보자. 잘츠부르크는 무려 한 포스팅으로 끝을 내보련다. 스크롤의 압박에 읽는 분들께는 미리 사과를;;;



잘츠부르크까지



  체스키에서 떠나는 날 아침, 숙소의 벨소리가 계속 울렸다. 여러 업체들에서 자기 손님을 맞으러 온 것이었다. 내가 묵은 숙소에서 나와 같은 회사를 주문한 사람은 5명.(나까지) 회사차가 올 줄 알았는데, 일반 승합차였다. 다른 사람들은 커플이라 나는 운전석 옆에 앉게 되었다.

 차는 가다가 한 팀의 가족을 더 태웠다. 그리고 (아마도)회사의 정류소인듯한 곳으로 갔다. 거기에서 손님들의 목적지 주소를 받은 기사 아저씨는(사실 나는 이 때 차를 바꿔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다시 차를 몰아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체코에서 오스트리아로 기차를 타고 가려면 영 교통편이 메롱이다.(저번에 썼음) 아무래도 질러가는 차도가 빠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국경도시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나로서는 여전히 색다른 경험이었다. 가면서 아저씨랑 이런 저런 얘기(거의 나는 듣는 편;;)를 했는데, 기사아저씨는 일반인으로 일손이 부족할 때만 돕는 모양이었다. 가는 길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기도 하고 나쁘지는 않았다.........(자세한 것은 생략) 친절했고 말이다.


 국경을 넘자마자 오스트리아와 체코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끼게 한 것은 바로 도로였다. 새카만 아스팔트 위에 예쁘게 그려진 하얀 차선.(체코쪽엔 안 그랬음) 전체적으로 정비되어 알뜰하게 가꾸어지는 것이 눈으로 느껴지는 농토와 숲들. 체코 쪽의 도로 느낌이 야성적인 나뭇꾼이라면 오스트리아는 야무진 아가씨의 느낌이랄까? 


 린츠역에 도착하자마다 obb사무실로 가서 잘츠부르크 표를 샀다. 금방 출발하는 기차였다. 급한 마음에 타는 곳을 못찾아 잠시 방황하다가(obb사무실을 보고 왼쪽임::::;;;) 늦지 않게 탈 수 있었다. 타자마자 기차가 출발했다.. 무거운 짐 끌어올리느라 힘들었다................




기원전 15년 경 고대 로마인들에 의해 여러 정착지가 하나로 합쳐졌다. 당시의 도시는 "Juvavum"이라고 불리었고, 기원전 45년에는 무니시피움(Municipium)의 지위를 얻었다. 이 시기에 유대인 정착민들의 기록이 나타난다.

700년 경에는 도시에 로마 관구가 설치되었고, 이후 바바리아를 관장하는 대교구가 되었다. 당시 이 도시의 경제는 암염 채굴을 통한 소금 생산에 기반했다. "Salz"는 소금을 뜻하는 독일어이며, 따라서 잘츠부르크라는 이름은 "소금의 도시"를 의미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은 주변 산에서 채굴한 소금을 수송하는 대동맥의 역할을 했다.

1077년에는 게브하르트 공의 명령으로 요새가 건설되었다.

15세기 후반에는 유대인들이 도시에서 추방되었다.

1803년까지, 잘츠부르크 대주교는 도시와 그 주변 지역의 통치자였다. 대주교 군주 계승자들은 도시를 가꾸어갔으며, 그 가운데 현재의 모습을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한 볼프 디트리흐가 유명하다. 그의 영향으로 잘츠부르크 성당과 미라벨 정원 등의 구조물이 건설되었다. 잘츠부르크는 1803년에 오스트리아의 일부가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에 도시는 다행히 연합군의 폭격으로부터 큰 피해를 받지 않았다. 비록 도시의 교량, 성당의 돔 등은 파괴되었지만, 바로크 양식의 많은 건축물들은 손상되지 않았다. 그 결과, 도시 자체의 양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몇 안되는 예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1965년에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잘츠부르크와 잘츠부르크 연방주에서 촬영되었다. 이 영화는 잘츠부르크의 수녀였던 마리아 폰 트랍이 귀족 가문과 동반해 독일의 점령으로부터 탈출했던 실제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영화는 오스트리아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촬영지를 방문함으로써 영화를 되새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다.


잘츠부르크 축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로 매년 7월과 8월에 열려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그보다 작은 규모의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는 매년 부활절 기간에 열리고 있다.


http://ko.wikipedia.org/wiki/%EC%9E%98%EC%B8%A0%EB%B6%80%EB%A5%B4%ED%81%AC



잘츠부르크 카드로 슝슝







 잘츠부르크에 도착하여 민박에 짐을 맡기고 먼저 중심가를 찾아갔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미라벨 초콜릿의 물결. (모차르트 초콜렛.. 선물용으로 하나, 시식용으로 하나 사왔다---마트에서 삼--- 케이스에 든 걸 살까하다가 부피 때문에 포기. 종이상자는 찌그러질 게 뻔해서 포기. 근데 생각보다 맛이 별로;;; )


 잘츠부르크(이하 잘츠)는 생각과는 다르게 상당히 작았다. 관광지라면 돌아다니기 안 힘들 정도.



 잘츠에서는 카드를 사면 좋다고 하기에 먼저 역에서 잘츠부르크 카드를 구입했다. 카드만 있으면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 오호호호!!! (저번에도 쓰긴 했는데, 사실 나는 관광카드를 사면 본전을 뽑기 위해 좀 무리하는 경향이 있다..;;; 잘츠카드도 비슷했다.)  http://www.salzburg.info/en/sights/salzburg_card 역 안의 안내소에는 꽤 괜찮은 지도도 대량으로 (원하는 만큼 뜯어가도록) 비치되어있어서 




 먼저 찾아간 곳은 광장이었다. 그 유명한 모차르트 동상 한 번 봐 주시고, 광장을 어슬렁거리자니 너무 덥다. 어찌할까~하다가 먼저 잘츠부르크박물관(지역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잘만들어서 이런 저런 상도 받은 박물관이라고 하였는데, 그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깔끔하고 보기 좋게 잘 만들어져있었다. 전시 내용은 아주 특이한 건 없었는데, 지하에 지역과 관련된 그림 전시회도 있었다. 잘츠카머구트쪽을 보고 왔더라면 그 전시회가 상당히 재미있었을테지만, 그당시의 나로서는 그냥 대충 패스. 지금 생각하면 아쉽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에어컨(!)과 깨끗한 화장실(!)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물!!! 그리고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  직접 헤드폰으로 듣게 해 놨던 성가(聖歌) 전시도 마음에 쏙 들었다. 그 때 들었던 음악은 아직도 귓가에 남는다.












 지역박물관을 나와서 광장 한편의 대성당쪽으로 가니 여기저기 공연장이 즐비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성당안을 들여다보니 입구에 "헌금"박스가 떡하니 있다. 어쩐지 기분이 그래서 발길을 돌렸다. 그 때 눈에 들어오는 박물관이 하나 . Dommuseum? 뭔진 몰라도 잘츠카드 있으면 무료란다. ㅇㅋ. 들어가보겠어.http://www.kirchen.net/dommuseum/ http://www.tripadvisor.co.kr/Attraction_Review-g190441-d2229835-Reviews-Cathedral_Museum_Dommuseum_zu_Salzburg-Salzburg_Austrian_Alps.html


 박물관은 성당관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그다지 많이 특이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지역박물관에서 실컷 봤음) 그리 크지 않은 전시관을 슥 둘러보고 나오려는데, 다른 쪽에서 전시가 계속된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안내판을 따라가자... 어랏? 대성당 안으로 통과하게 되네? 

 바로 머리 위에 파이프오르간이 보이고, 천장이 무척 가깝다. 아랫쪽에 바글바글한 사람들도 보인다. 와~ 이런 길이 다 있다니. 그래도 맘편히 구경하기는 어색해서 대충 사진만 찍고 통과하였다. 어쩐지 덕본 느낌? (전시관 안은 사진 촬영 금지임)






 성당을 나와 돔광장에 가자 역시 공연장이 보인다. 가판대가 둥글게 자리를 잡고 있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그 유명한-생뚱맞은- 황금공 위의 사나이도 보인다. 예전에 인터넷으로 보면서 굉장히 분위기 있게 보았던 대형체스판은 마구 흐뜨러져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성당묘지가 보여서 사람들을 따라 들어갔다. 옛날묘지인줄 알고 열심히 사진을 찍는데.... 알고 보니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묘지. 최근 날짜가 찍힌 묘석을 보니 사진찍은게 무지 민망했다. ㅡㅡ;;; (그래서 사진을 꽤 많이 찍었는데... 올리기가 좀 그렇다)





호엔잘츠부르크요새엔 비가 내리네

 묘지를 나와 트램이 있는 곳으로 갔다. 짧은 트램이지만 좋은 자리에 서서 가려고 안타고 기다렸더니 나를 따라 사람들이 다 머뭇머뭇 안탄다.;;;;; 그러니 안내원이 나와서 다 똑같다고, 그냥 타라고 한다. 그러자 다들 쭈뼛거리며 탔다. 나는? 안내원에게 고개를 꾸벅하며 미안하게 웃고 안타고 버텼다...;;; 이런 것도 진상이려나? 다음 열차는 5분인지 10분인지 후에 출발했고, 나는 제일 좋은 잘에 서서 구경을 했다. 큼...














 1077 년에 지어진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 (Hohensalzburg Fortress). 

 1892 년부터 케이블 카 설치. 

Hohensalzburg Fortress, built in 1077 by Archbishop Gebhard, considerably enlarged by Archbishop Leonhard von Keutschach (1495-1519), largest, fully-preserved fortress in central Europe. The medieval princes' apartments and the Fortress Museum are of particular interest. Since 1892 the fortress can easily be reached by funicular railway departing from the Festungsgasse. 


The more than 900-year-old citadel dates back to the investiture controversy between emperor and pope over the right to appoint the bishop. As a faithful servant of the pope, Archbishop Gebhart von Salzburg had the strongholds of Hohensalzburg, Hohenwerfen and Friesach built on his sovereign territory in 1077. Expansion of Gebhart's fortifications were temporarily completed under Konrad I (1160 - 1147). 

During the 15th and 16th centuries, during the turmoil of the so-called Hungarian War and the Peasants' War in which the province of Salzburg was involved, the archbishops took refuge behind the battlements of the fortress. It was during this period that the main building was enlarged and the arsenal and the granary erected. Archbishop Leonhard von Keutschach (1495 - 1519) enlarged the fortress and its exterior has remained substantially unaltered since then. The fortress' interior was richly decorated: intricate Gothic wood-carvings and ornamental paintings decorate the Golden Hall and the Golden Chamber. 58 insignia and coats of arms with the beetroot are commemorative of Leonhard von Keutschach. The fortress' symbol, the lion, holds the beetroot in its paws. One of the last extensive modifications was the addition of the great Kuenberg bastion. http://www.salzburg.info/en/sights/fortress_palaces/hohensalzburg_fortress

 



 한바퀴를 돌며 구경했다. 안쪽으로 박물관이 있어서 구경할 거리는 꽤 괜찮았다.





















 밖에 나오자 어라라랏?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금방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점점 세게 내리더니 감당이 안될 정도로 퍼부어댔다. 사람들은 갹갹거리며 비를 피했고, 나도 우산은 있었지만 그냥 비가 그칠 거라는 기대를 막연하게 하며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그칠 생각을 안하네? 솔직히 이 때 되게 기분이 처량했다. 이곳까지 왔는데 비가 이리 오다니.














 기다리니 퍼붓는 비는 점점 가늘어졌고, 오히려 시야가 맑아져서 좋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시 셔터질을..... 그리고 케이블카로 돌아가는데, 멀리있는 산의 구름이 .... 정말 근사했다. (지도를 보니 길겐쪽의 산이다) 우왓 소리가 날 정도. 흥분해서 마구 셔터질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 때 20분 동안 찍은 사진이 60장이었다. 노을이 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비 때문에 추워진터라 숙소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운터베르크에도 비가 내리네

 다음날 아침, 잘츠카드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전생각하며 찾아간다는 운터베르크산으로 일정을 잡았다. 일단 운터베르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헬부른에 들르면 오전 일정이 될 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케이블카. 유럽의 가장 멋진 점이라고 생각하는 케이블카(힘 안들이고 올라갈 수 있다! 감동!)를 타고 운터베르크에 오르니 멀리서 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슬슬 보이기 시작했고, 앗, 하는 순간 주위는 안개로 뒤덮히고 말았다. 


 점점 좁아지는 시야에도 조금이라도 걸어보자고 걷기 시작하였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같은 사람들은 정식 등산복을 입고 안개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아기를 업은 아버지, 어린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들이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나로서는 좀 생경했다. 우리나라같으면 엄마들이 애 감기걸린다고 난리칠텐데. 


 카메라를 꺼내기가 난감한 상황. omd는 그나마 생활방수가 된다지만 렌즈는 아니니 말이다. 순간 12-50을 안 가져온 게 좀 후회가 되었다. 그런데 그 때 omd 파인더가 부옇게 보인 건... 착각이겠지? (ㄷㄷㄷ)



 아무튼 버틸만큼 버텨보려했지만, 빗발은 점점 거세졌고, 결국 나는 비에게 두손을 들고 말았다. 케이블카로 돌아오니 도착은 했지만 아예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사람들이 그득했다. 그런 사람들보다야 잠깐(3분?)이라도 멀리 전망을 보고 잠깐(20분?)이라도 산책을 한 나는 운이 좋은 셈. 나중에 전화기를 보니 외교부에서 문자가 한가득 날라와있었다. 이거 왜 이래~했는데, 지금 찾아보니 운터베르크산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이라고 한다. (나는 산 위에서 국경을 넘나든 셈인 것이다. .... 아무래도 익숙치가 않다니까;;)


 케이블카에서 내려 헬부른에 갈까~했는데, 비때문에 기분이 별로라서 그냥 다시 잘츠로 향했다. 어느새 시간도 오후로 넘어가고 있었다.
































구경도 제대로 못한 불쌍한 꼬맹이들.







케이블카를 타며 내려오다보니 집들이 보였다. 작은 집이라도 풀장이나 놀이터를 만들어놓은 모습이 보기 좋았다.








미라벨정원은 맑음

 도심으로 돌아와 찾아간 곳은 미라벨정원. 미라벨정원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해가 나기 시작했다. 맑은 햇살 아래 정원이 얼마나 예쁜지(기왕이면 산위에 있을 때 맑지;;) 지금까지 본 정원 중에 제일 예쁘닷!이라는 말을 해버릴 정도였다. 쿨럭. 미라벨정원은 주교(!)가 첩(!)을 위해 만들어준 정원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 귀여웠다.

 미라벨 정원하면 유명한 게 사운드오브뮤직이다. 도레미송을 부르며 뛰어다닌 곳이 바로 미라벨정원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많은 기대를 하고 왔다가 규모에 실망하는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상에선 정말 잠깐 보여졌을 뿐. 기대는 하는 사람의 문제인 거다. 




음.. 다시 보니 무지 많이 나오는구나.;;;

그런데 미라벨 정원에서 못 본 게 있다..orz.... 

중간에 자전거 타는 곳은 잘츠카머구트쪽 같고....



어릴 때 처음에 계단 장면에서 동네 되게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게 이제사 기억난다. 쿨럭.

그나저나 몇 mm렌즈로 찍었길래 성이 저리 크게 보이나? ㄷㄷㄷㄷ























 천천히 걸어다니다가 눈에 보인 것은 미라벨 정원 안에 있는 바로크박물관이었다. 작은 건물로 얼핏보면 박물관 같이 보이지 않았는데, 물어보니 잘츠카드가 통한다기에 무조건 들어갔다. (여기는 플래시만 사용 불가)


1,2층 전시실에선 대형그림들을 그리기 전에 작가들이 연습용, 계획용으로 그려놓거나 만들어놓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테마가 재미있고 분위기도 좋았다. 내가 미술적인 조예가 깊었다면 작품들을 보면서 깜짝깜짝 놀랐을지도;; 사실 예술가는 뭔가 즉흥적이라고 항시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작게 그림이나 조각을 해 놓는다는 게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2층으로 가니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로코코시대의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입체그림책처럼 나타낸 것이었는데, 그림 속의 문이나 창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게 꼭 인형놀이 같아 보였다.
























흐려지는 하늘 아래 게트라이데 거리를 지나 현대미술관으로


 정원에서 나와 게트라이데거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전날 흘끗보고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잘 봐야지~마음을 먹고 말이다. 사실 잘츠에 온 이유 중에 하나는 게트라이데거리의 간판이었다. 다큐멘터리에서 아주 인상깊게 본지라 나름 하나하나다 찍어볼까~하는 마음이었달까? 그런데... 실제로 보니 잘 찍히지 않을 듯하여 대충 찍고 패스. 쿨럭.














저, 저, 저, 저, 저렴한 가게.... 근데 식사 후에 찾았음. ㅡㅠ)





















 거리에서는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였다. 처음엔 전부 투어가이드들인가~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이들도 입고 있는 걸로 봐선 우리나라의 한복입기날~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다.(그날은 일요일이었음) 전통복장을 입은 모습들이 나름 보기 좋아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날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나도 가끔은 한복이 무지 입고 싶은데... 이유없이 한복입다간 신내렸냐는 소리나 들을 듯하다. 쿨럭) 멋진 전통의상(이라고 하지만 색깔이 탁한 편이고 옷감이 하늘거리는 건 아니라서 세련된 느낌은 없다;;)을 입은 할머니가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쿨럭쿨럭.


 게트라이데거리를 지나자 현대미술관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나타났다. 잘츠부르크 현대 미술관은- 솔직히 보면 참 보기가 당황스러운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건 도시 전체의 분위기와 너무 다르게 혼자 생뚱맞기 때문이다. (황금공 사나이와 막상막하인데, 이쪽은 좀 더 당황스러움) 그래도 시설은 좋았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잘츠부르크시내는 나름 또 맛이 있었다.












귀족처럼 실내악을 즐기다


 저녁이 되어 다시 미라벨정원으로 내려왔다. 잘츠부르크에서는 다른 유럽도시들처럼 여름에 많은 공연을 하는데, 그 중 하나는 너무 유명한 잘츠부르크페스티발로 가격도 비싸고, 옷도 맞춰입어야 한

다고 했다.(이번 여행을 떠날 때는 무조건 빨리 마를 수 있는, 편한 옷만 챙겨서 갔다. 그래서 완전히 탐험가 스타일로 다녔다..;;;; 알고 보니 이쪽 도시를 다닐 때는 정장류의 옷과 신발을 챙겨서 오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공연에 관심이 있었다면 준비를 하였을텐데 무지 아쉽다...) 

  그래도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인데 하나쯤 공연을 봐야하지 않겠냐-하는 마음에 선택한 것은 미라벨정원 안에서 하는 실내악공연이었다. 별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 이 공연은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나름 수준있는데다가, 드레스코드처럼 골치아픈 것도 없다는 말에 혹해서 정한 것이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바로크박물관의 실내악도 나쁘진 않았을 것 같다. 일단 분위기가 독특한 곳이었으니 말이다.(이쪽은 6시인가부터 공연 시작으로 시간이 좀 일렀음)







 표는 미리 팔지 않고 공연 한시간 전에만 판다고 해서 파는 시간까지 기다렸다. 막상 시간이 되었는데 어디서 파는지, 어디에서 공연하는지도 제대로 몰라 우왕좌왕했다.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전혀 매표소 같지 않은 곳(건물의 안. 안내판도 없음... 아는 사람만 와라 이거지)에서 표를 사고 급히 저녁을 해결한 후 공연장에 들어갔다.


 온통 황금색으로 치장된 공연장에는 오늘 공연에 쓰일 그랜드피아노가 놓여있었다. 공연은 두파트로 나뉘어 처음은 두명의 협연-연주 내용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발레곡 중에서 몇 곡-, 나중 한 명은 독주였다. 독주는 현란한 소리에 머리가 멍~해질 정도였다. 음악에 별로 조회가 깊지 않은 나로서는 편하게 들었던 첫번째 공연과는 달리 음표에 파묻혀 정신이 혼미했달까-. 그나마 졸지 않은 건 자랑....이 아닐라나? 아무튼 듣기만해도 손가락이 뻐근해지는 무서운 연주였다..... 젊은 피아니스트였는데, 그정도의 실력이 되기 위해선 얼마나 뼈깎는 노력을 했을지. 아,지금 생각해도 손가락이 아프다.;;;;;;;(이상은 키보드, 마우스 사용으로 인해 퇴행성 손가락관절염에 들기 직전인 1인의 말이었음)  생각없이 공연에 왔던 몇몇 사람들은 정말 참기가 힘들었는지 박수칠 때 바로 나가버리기도 했다;;;;;; 


 연주회가 끝나고 나오니 야간 조명을 하지 않는다는 미라벨정원에 불이 몇군데 켜져 있었다. 진짜 몇 곳만 켜져 있었다............ 그래서 사진 몇 장 찍고 귀가.















  그렇게 잘츠부르크에서의 일정이 끝났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비만 맞고 돌아다닌 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비만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무지무지 기대했던 운터베르크산의 배신 때문이 아니었을까-싶다. 다들 놀랄만한 사실 한가지는~~~~~ 그 유명한 모차르트의 도시에서 그와 관련된 박물관이나 전시관은 전~~~혀 안 찾아갔다는 거.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는 거. 헐..... (그러나 후회는 없음)

 솔직히 잘츠, 비엔나, 프라하가 모차르트 팔려고 애쓰는 게 별로 보기 안 좋았다.  쯥. 



 잘츠부르크는 깨끗하고 단정한, 작고 좋은 도시로 기억에 남았다. 비록 날씨가 전혀 도와주지 않기는 했지만말이다. 밤이 되면 다 빠져나가는 관광객들 때문이었을까? 

 한나절의 관광도시가 아니라,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남기 위해 애쓰는  잘츠부르크. 그 노력이 멋진 성과를 얻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