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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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뽈뽈/동유럽 2012

[체코]체스키 크룸로프-느긋하게 여기 저기

라온그리메 2012. 8. 19. 23:26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눈이 번쩍 떠지는 건 아직 덜 피곤하기 때문? 아무튼 아침 산책은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중에 하나라 부지런히 길을 나서본다.(지만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니었음;;;)

 여행자 주제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여유를 즐긴다는 묘한 우월감이랄까. 하하하;;;;

 

 

 

마을 입구 다리의 성모상. 최근 작품이다.

 

 

 

 

 

 

 

 

 

 

마을 길을 따라 여기 저기 걷다보니  작은 정원(공원)이 나타났다. 어제는 분명히 못보고 지나친 곳;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이었다. 오후에 지나치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사진 찍고 가는 곳이었다.

영어로 된 설명판이 있길래 찍었는데... 읽지는 않음. 쿨럭.

 

 

 

 

 

이곳에도 어젯밤 본 묘하고 작은 조각상이 있었다. 무슨 프로젝트 같은데... 몇개나 찾아내나 알아보는 건가? 안타깝게도 나는 두개 밖엔 못찾았네;;

 

 

 

 

 

 

 

 

 

 

 

정원의 바로 옆은 지역박물관.(역사관)

시간을 보니 9시 개장이었다. 붙어있는 포스터에 팍 꽂혀서 결국 체스키카드를 구입하게 된....

 

 

 

 

 

 

 

마을의 모든 집들이 정갈한 것은 아니다. 몇몇은 관리가 잘 안되고 있었다. 이 골목은 마을 입구.

 

 

 

 

 

 

 

조금 더 걸어나가자 예쁜 풍경이 자꾸 넓어진다. 마음 같아서야 계속 걷고 싶었으나 밥을 먹어야하는 관계로 조금 걷다가 돌아왔다.

 

 

 

이곳도 프라하의 종탑처럼 매 시간 종이 울리고 나팔을 불어준다.

 

 

 

 

밤에 보았던 중앙광장에 다시 찾아가서 구경. 뺑둘러선 집들이 예뻤다.

 

 

 

 

숙소에 밥먹으러 돌아가면서 다시 만난 고냥. 표정이 새침하네?

 

 

 

밥을 먹고 나와서 체스키카드를 구입했다. 이 카드로는 네군데의 박물관 및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요 때 받은 큰 지도(달라고 해서 받음)는 마을 도로이름까지 있어서 꽤나 유용했다.(나같은 길치한텐;;)

 

 

 

 

 

 

 

 

 

맨 처음 열심히 찾아간 에곤쉴러 미술관. 좀 외진 곳에다 인적도 없는 아침.

 길에선 쉽게 보이질 않아서 찾기가 좀 까다로왔다.(나한텐)

기껏 찾아가니 10시 개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역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역박물관을 구경한 후(사진 금지라 안찍음) 체스키성으로 갔다.

저녁과 밤에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체스키카드에 바코드가 있길래 이것만 있어도 전망대를 통과할 수 있는 줄 알고 열심히 시도하고...실패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입장권을 교환해야하는 것이었다.쿨럭.

계단은 아주 가파른 편은 아니어서 올라갈만 했다. 체력 안 좋던 때에도 파리 노틀담의 그 계단도 올라갔는데, 뭐.

체스키 성루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은 참 예뻤다. 성이 안보이는 게 좀 아쉽긴 했지만.

 

 

마을 뒷편으로는 현대적인 소도시도 있다.

 

성을 돌아 나와 어제는 가지 못한 궁정정원을 찾아갔다. 이곳은 저녁에는 폐쇄되는 곳이라 낮에 봐야한다;;

 

 

 

 

그다지 마구 특별한 건 없어 보이는 정원. (이미 눈이 높아졌음)

그런데 정원 안쪽에서 멋진 오페라 아리아가 울려퍼진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안쪽에 못들어가도록 줄이 쳐져있고, 소리는 거기에서 들렸다. 안쪽에 공연장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자꾸 몰래 들어가 구경하는 것인지 경비원들이 한소리를 늘어놓고 사람들과 티격태격했다. 과연 어떤 곳인지 굉장히 궁금해져서.... 나오는 길에 저녁 공연 티켓을 사 버렸다;;;

 

 

싼 표는 이미 다 팔려버렸고, 남은 것은 700코룬, 650코룬...

고민하다가 비싼 걸로 질렀다. 어차피 50코룬 차이라면 좋은 좌석이 좋을 듯 하여서리.

나중얘기지만, 아무래도 가장 비싼 자리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싶다. (비싸서 남은 자리??;;)

 

공연은 날짜마다 달랐는데, 내가 볼 수 있는 날 하는 공연은 발레뿐이었다. 발레...별로 관심 없는 것이라서-차라리 오페라가 낫다고 생각했음-잠시 망설였지만... 5만원돈으로 발레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게 어디냐 싶어 구입하였다. (그리고 나서 환불조건을 꼼꼼히 읽어보았다는;;;)

체코쪽의 공연문화가 나쁘지 않다는 걸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나서리;;;

 

그렇게 표를 사가지고 마을로 다시 돌아내려와 세이델 포토아틀리에에 갔다. 헛, 그런데 12시부터는 잠시 쉰단다;;;

 

 

 

 

 

 

 

 

 

 

 

 

 

 

그래서 에곤쉴러 미술관에 가서 그림들을 보았다. 실제 에곤쉴러의 그림은 그다지 많지 않고 다른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었는데,

꽤나 재미있는 것들도 있어서 계속 보고 싶었지만.. 체력도 체력이고(박물관 등등을 보면 집중해야하기 때문에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짐;;;) 시간도 시간이라서 다시 포토아틀리에로 갔다.

 

세이델은 체스키클룰로프에서 활동하였던 사진가이자 엽서제작자였는데, 박물관은 그가 살면서 아틀리에로 사용하던 곳을 행정기관에서 매입(?)하여 박물관으로 꾸민 것이었다.

이래저래 의미가 많은 사람이었던 듯한데... 영어로 된 오디오가이드를 듣노라니 머리가 멍해서리;;;

 

투어는 가이드가 직접 집안의 방방을 돌아다니며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외국인은 나밖에 없어서 체코어로 진행되고 나만 오디오가이드를 들었다...ㅡㅠ)

사진은 촬영료를 지불하면 찍을 수 있었으나.... 안 찍었음.

 

이런 저런 옛 사진관의 모습이 재미 있긴 했지만, 그건 그나마 내가 아주 약간의 사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설마~~;;;)

투어시간은 40분이 넘는데... 중간에 나갈 수도 없고, 마음대로 둘러볼 수도 없고  솔직히 힘들었다.

그래도....

 

 

카드 사용 완료!

 

 

 

 

 

 

 

숙소로 돌아와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어슬렁어슬렁 공연을 보러 나갔다. 밤에는 춥다는 걸 알기 때문에 등산방석과 잠바로 무장을 하고서 나갔는데...

반바지로 나간 건 솔직히 실수였다. 무지무지 추웠으므로.

 

 

 

 

 

 

저녁이 되면 궁중정원은 모든 문을 폐쇄하고 공연손님만 받는다.

체스키는 작은 곳이지만 공연장이 꽤나 많았기에 혹시나 잘못찾아온 건 아닌가-하고 예의 쓸데없는 걱정을 잠시하였지만... 역시 기우였다;

 

 

 

 

 

 

 

 

낮에는 줄로 막혀 들어가지 못했던 안쪽으로 들어가자 원형공연장이 나온다. 생각보다 아담한 편이어서 솔직히 첫인상은 실망. 그런데... 오오오.... 이거 무대가 돌아간다!!

 

 

 

 

돌아가는 무대를 본 후 주변을 살펴보니 무대 주변에 조명이 가려져서 설치되어 있다. 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상승 중.

 

 

 

 

 

밤이 되자 사람들이 속속 몰려들기 시작했다. 거의 모든 좌석이 다 찼지만 멋지게도(!) 내 바로 앞 좌석은 비어있었다. 하하하!!!!

일찍 온 사람은 매대에서 담요랄지 프로그램을 구입할 수도 있었다. 프로그램...구입하고 싶었으나 잔돈이 없어서 못샀다...(못판다고 했음 .ㅠㅠ)

 

 

 

 

공연의 제목은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보는 눈은 그다지 없으나 내가 보기에 무용가들은 다들 멋진 솜씨를 보여주었고,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에서 어두운 정원을 빙빙 돌아가는 무대와 그것을 멋지게 활용한 무대연출은 참으로 멋졌다. (일단 처음 겪는 것이었으므로...)

쉽게 풀어서 진행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코믹스러운 부분도 집어넣은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고, 딱딱한 흙투성이 바닥을 땀흘리며 뛰어다닌 배우들의 열정도 감명깊었다.

진짜.... 즐거운 공연관람이었다.

 

 

 

 

 

 

공연의 여운을 뒤로 한 채 숙소로 내려왔다. 어두운 밤길을 내려오는 기분도 삼삼하였다. 늦은시간에 마구 돌아다니는 거, 사실 나에게 흔한 일은 아니었으므로.

내려오는 골목은 이전과는 다른 길이어서 더 재미있었다.

돌아와 피곤에 못이겨 곯아떨어졌다. 그렇게 체스키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아침, 바지런히 정리를 하고 동네 구경을 다시 한 번 했다.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의 몇몇과 함께 차를 타고 린츠로 향했다.(나만 린츠...다른 사람들은 할슈타트)

 

 

참고로.... 만약 체스키, 할슈타트, 잘츠부르크의 일정을 짠다면 체스키-할슈타트-잘츠부르크-비엔나 순으로 권하고 싶다.

거리상으론 린츠쪽이 더 가깝지만 교통편이 좀 그렇기 때문이다....

 

 

*사설 버스들을 이용하면 할슈로 쉽게(???)갈 수 있다. 대중교통은 여러 번 갈아타야한다.

 

 최악의 예)체스키크룸로프-(체스키부데요비체)-린츠-잘츠부르크-바트이슐-할슈타트(-배)-리투앙-비엔나

괜찮은 예)체스키 크롬루프-할슈타트(-배)-린츠-잘츠부르크-비엔나

 

나같은 경우엔 ()친 부데요비체만 건너뜀...ㅡㅠ)

 

캐리어끌고 다니는 게 이만저만 한 일은 아니고보면.. 일정은 정말 잘 알고 짜야한다. 훌쩍.

참, 괜찮은 예로 갈 경우, 기차표는 미리 예매를 하든지, 기차 안에서 현장구매를 해야한다.(오버트라운 역과는 달리 할슈타트역은 무인역임)

 

 

 

 

 

아무튼....

 

체스키 크룸루프를 뒤로 하고 나는 린츠를 향하는 자가용을 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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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제목은 '느긋하게'라고 써 놨지만, 실제로 느긋하진 못했다.

나란 인간은 시간을 정해놓은 무언가가 있으면 안달복달하면서 불안해하는 성격이라서리...

아무래도 '카드'라는 걸 사면 본전뽑으려는 생각에 무리도 하게 되고 말이다.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