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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길치의 무모한 여행 마지막-피카소 투어 in bcn 본문

뽈뽈뽈/스페인2011

겁 많은 길치의 무모한 여행 마지막-피카소 투어 in bcn

라온그리메 2011. 1. 27. 18:02

 바르셀로나에서의 여행 마지막 날은(진짜 마지막 날은 떠나는 날) 피카소투어가 예약되어 있어 아침을 먹고 까딸루냐광장으로 나갔다. .... 컸다. 바르셀로나는 대도시다. 왜 난 자꾸 작게만 상상했는지..;;;
약속장소에 모인 일행이 좀 많아서 걱정이었는데(개인적으로 가이드가 마이크잡고 왁왁거리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질질 끌고다니는 투어는 정말 질색팔색이다) 센스있게도(!) 무전기....(?)를 이용한 자세한 설명들을 들을 수 있었다. 자세하고 재미있는 설명, 거기에 상황에 딱딱 들어맞는 음악까지. 무슨 다큐보는 기분이었다고나할까? 게다가 모인사람의 대부부은 가우디투어(바르셀로나 여행은 가우디투어가 사실 주가 되어야할 듯;; 워낙 피카소투어는 남는 곳을 도는 것이라;;;)로 가고 남은 사람은 몇 명되지 않아 오붓한 것이 더욱 좋았다. (가이드분께는 죄송하지만 말이다;;;;)

 피카소를 중심으로 현대미술의 발전에 대해 화보까지 곁들인 강의(말 그대로 강의)를 들으며 4cats-피카소미술관-고딕지구-아비뇨거리-성당 두곳-스페인광장-람블라거리-포트벨항구-몬주익공원까지 이어지는 꽤나 긴 투어였다. 마지막엔 좀 지치긴했다.... 중간중간 스페인의 역사랄지 지리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참 좋았다. 무엇보다 길을 잃어버릴 걱정 없이 따라만 다니면 된다는 것이. 하하하!!!!
 
 사실 월요일에 투어를 듣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먼저 투어를 돌고 자유여행을 했다면 더 많이 보고 더 즐길 수 있었을 것을.




이 동넨 정말 해가 늦게 뜬다. 우리나라를 아침의 나라라고 부른 이유를 알겠다....(10시나 되어야 좀 밝아졌구나...싶을 정도)


뜨거운 여름철의 햇살을 막기 위해 지었다는 높은 건물들 사이로 늦게사 떨어지는 햇빛이 인상적이었다.
문제는 그나마 이렇게 넓은 곳은 괜찮은데 고딕지구의 좁은 골목은 을씨년스럽게 보인다는 거지;;



바다성당 안의 스테인드 글라스. 바르셀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이름이 새겨져있다고해서 찍어왔는데.. 황영조를 찾다가 포기.




건국신화(?) 속 영웅 동상



바르셀의 성녀



축제 인형이 보관된 전시관. 입장료 있음.



바르셀로나 시청 앞



바다성당. 대성당은 입장료 있다.



식당에서의 식사.........................................



바르셀의 역사가 묻어있는 광장. 저 구멍들은 총자국이란다.





피카소의 그림. 그의 사생활 이야기를 듣다보니... 피카소는 예술가로서는 인정할만하지만 인간으로선 쓰레기(이하)라는 것을 느꼈다. (여자들이 미치는 게 당연)

그리고 드디어 람블라 거리를 제대로 구경!



성 요셉시장.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그날따라 이상하게 사람들이 지나치게 없다는 가이들의 설명)


콜론광장을 지나 포트벨항구로.... 콜롬부스가 이 동네에선 유명인이었구나.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함)



생각보다 컸던 포트벨항구(사진은 작게 나왔다;;)를 뒤로하고 몬주익 공원으로 향했다.
사실 피카소투어를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가 몬주익 공원 때문이었다. (워낙 악명이 높은 곳이다보니)
포트벨항구에서 몬주익까지 가는 케이블카가 있었는데, 그것은 안타고 지하철과 작은 지하철(이름이...?)-버스를 타고 가게 되었다. (환승 적용됨)



안타깝게도 날씨가 무척이나 흐렸다. 버스를 한참이나 기다려서 올라간 몬주익공원은 왜 우범지역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크고 인적이 드물었다. (절대 2인이하는 가면 안될듯... 케이블카로 정상만 오가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도시는 안개 속에 묻혀 무슨 한라산 정상에서 동네를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늦게 내려온 스페인광장은 이미 어두웠고, 미로전시관과 국립박물관은 볼 수가 없었다.... 아, 아쉬워.
투어의 마지막에 가이드분이 붙여준 공항버스 얘기는 다음날 정말 크게 도움이 되었다.


바르셀에서의 마지막 밤. 일행과 헤어질 때 마침 맘에 맞는 동행과 가우디 야경을 보기로 하고 출발했다.



생각보단 좀 많이 아쉬웠다... 너무 많이 기대를 했나?
그나마 바요뜨나 성당은 나았는데, 까사밀라는 바로 옆에서 공사중인데다가 꼭대기 조명만 있어서.....

이렇게 도시를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챙겼다. 시간 계산 꼼꼼하게 하면서.




다음 날 아침, 근처 역에서 공항열차를 타려는 계획에 프론트에 길을 묻는데.. 헉, 내가 가려는 터미널은 열차가 가지 않는다고한다. 뭡니, 이거?
스페인광장에 가서 공항버스를 타라는 조언. 갑자기 초긴장....(모르는 길은 겁난다, 이제;;)

10회권이 남기는 했었으나 어디에 넣었는지 통 기억이 나질 않길래 1회권을 사기로 마음먹고 자판기를 쓰는데... 뭡니, 이거? 왜 안나와?
안내전화 부르고, 직원이 두팀이나 와서야 해결할 수 있었다. (자판기가 돈을 먹었다;;;; 의사는 잘 안통하고, 직원 오는 거 기다리는데 시간은 자꾸 흐르고... 정말 진땀이 줄줄줄줄...)
간신히 표를 얻어 지하철을 타려는데 각국어로 방송이 나온다. 도둑 조심하라고.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지 일본어로도 나오더라;;)

스페인광장에서 내렸는데, 어디서 타야할지 모르겠다. 멍~~~~
사실 전날 가이드 설명을 제대로 듣지 않은 탓도 있다.(공항버스를 탈 생각이 없었으므로) 분명 길 건너서 옛 투우장 쪽에서 타라고 한 듯한데...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가는 동양인들을 보고 뒤를 따라 붙었다. 다행이도 공항버스를 타는 사람들인지라 같이 탈 수가 있었다. (이번엔 정말 아슬아슬했다)
요금은 5.1유로였는데, 3유로 정도로 생각하고 5유로를 냈던 나는 완전히 멍한 상태여서 돈을 더 내란 말에 자꾸 "에?"만 반복했다.. 기사 아저씨는 답답했는지 그냥 봐줬다. (나중에야 상황파악이 되서 민망해 죽을 지경이었다;;)

공항버스로 도착한 공항에 와서 티켓팅을 하려는데, 또 엉뚱한 곳에 가서 헤맸다. 안내원이 분명 "저쪽"이라고 해서 "저쪽"에 가서 한참을 줄 섰는데... 여기는 티켓현장판매만하지 이티켓으로 발권해주는 곳은 아니란다. (인천공항에선 이티켓도 사람들이 해줬는데, 여기선 기계에서만 가능한 모양이었다) 다시 아까의 안내원한테 가서 물어보자 "저쪽 파란 기계"라고 찍어서 말해준다. 아, 민망....
아무튼 티켓팅 기계에 한글이 있는 걸 보니 기뻤다...(물론 해볼 기회도 없이 옆의 안내원이 다 해줬지만)

전날 밤 들어가다 구입한 랩과 테이프로 가방을 칭칭 감아 보내고 가뿐한 마음으로 게이트를 찾아갔다. 굉장히 넓었다. 음.. 난 맨날 김포공항과 제주공항만 다녀서 기준이 거기인지도 모르겠다;;
널럴하게 남은 시간동안 멍~하니 있다가 비행기를 탔다. 긴장이 풀려 자느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파리 가는 비행기나 인천가는 비행기 두 곳 다 내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푸하하하;;;

그렇게 도착한 파리. 이번엔 그래도 버스는 안타도 되는 게이트였다. 배낭이 없는 가뿐한 걸음으로 파리공항을 잠시 둘러보려고 하였으나... 시간이 시간인지라;;; 잠시 기념품을 사고(왜 스페인 여행 기념품을 파리에서 사냐고;;) 다시 비행기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바르셀이랑은 다르게 꽤 많은 기념품이 있어서 사고 싶었지만, 대부분 파리 관련 물건들이라....(먼산)


돌아오는 기내는 역시 2/3이상이 한국인이었다. 한 꼬맹이가 계속 울부짖는 바람에 제대로 잠도 못잤다. 으윽... 나중에 보니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유독 그 아이만 소리지르고 짜증부리고.... 느느;;;;
그래도 옆 자리가 비어있어서 편히 올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원래는 내 옆으로 세자리가 다 비어있었는데, 한 명이 와서 앉는 바람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옆 통로의 자리가 2개 밖에 없어서 공간적으로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그래서 그 '울부짖는 꼬맹이'가 울부짖기 전에 계속 내 옆을 왔다갔다...;;;)


파리에서 부모님 선물을 살까. 비행기에서 살까하다가 그냥 파리에서 구입했는데  타고보니 에어프랑스에선 술은 안 팔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대한항공선 팔았는데, 에어프랑스는 기내면세품이 굉장히 적었다.)
에어프랑스를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일단 좌석 간격이나 천장, 통로는 좀 더 넓었던 것 같고(체격 문젠가? 아님 대한항공은 2층이라서 그랬을까?) 승무원들의 미모는 대한항공의 압승.(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 친절도는 대한항공쪽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간식도 원하는 사람만 가서 찾아먹는 식이었다... 늦은 시간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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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좋은 것은 가기 전의 설레임과 갔을 때의 흥분과 돌아온 후의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의 경우엔 거기에 하나 더 보태지는 것이 지루하기만한 듯한 현재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 항상 그렇지만, 여행을 떠나면 빨리 돌아오고 싶고, 돌아온 후엔 항상 아쉬움이 남고. (아쉬움 남는 건 다 똑같을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도 여행하면서 집에 가고 싶어질까?)

돌아와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이를 갈게 되는 것도(이따위 밖엔 못찍냐?) 나의 여행 습관 중의 하나라면 하나.

난생 처음 가본 유럽여행. 게다가 혼자간 자유여행이라 많이 긴장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면 돌아왔다고 할 수 있을테니 얻은 것도 있는 셈이고 세상을 보는 눈도 조금은 넓어진 기분이다.
무척이나 외로웠지만, 자유와 안정감은 같이 가질 수 없는 거라는 건 예전에 이미 깨달은 진리이니까.... 이번 가이드투어 때 일행의 말마따나 "배려하지 않는 여유"는 항상 외로움이라는 복병을 달고 다닐 수 밖에 없는 거다.

길 잃고 헤맨 이야기를 주변사람들에게 했더니만, 착하디 착한 사람들이 다 한 마디씩 해줬다.
"낯선 동네 가면 다 길을 헤매는 거야. 너만 그런 게 아니야."
흐윽.. 고마우이.... (하지만 그렇다고 한시간씩 헤매진 않거든요;;;)


다음 여행을 갈지, 안갈지-간다면 또 혼자 가게 될지-어디로 가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고 싶다. 여행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더라도 여행은 다른 많은 것들을 잊게 해주고  깨닫게 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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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자유여행을 간다면 꼭 한인민박으로 가고 싶다.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한국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면 좀 덜 외로울 것 같다. 사람도 사귈 수 있고.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아쉬움 중 하나는 너무 긴장하여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