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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길치의 무모한 여행5-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 본문

뽈뽈뽈/스페인2011

겁 많은 길치의 무모한 여행5-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

라온그리메 2011. 1. 24. 18:30

바르셀로나.... 아는 거라곤 올림픽을 했었다는 거 정도. 축구를 싫어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던 도시.
순전히 이 도시에 오게 된 건 가우디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에 오기 전부터 나는 겁에 질려있었다.
좀도둑이 들끓는 도시....
열명중 두명은 주머니를 털리는 도시....
요즘엔 강도도 늘어나는 도시....
오죽하면 제일 먼저 배우려고 한 말이 "도둑이야"였을까.

그래서 도착하면서부터 엄청나게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에휴... 지금 생각하면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이 딱 맞는 듯하다.

자정이 넘어서 도착한 바르셀로나 공항. 굉장히 컸다. (많이 걸어야했다) 짐을 찾으러 가는데 문득 물병을 가방옆주머니에 넣은채로 부쳤다는 게 기억났다. 혹시라도 물병이 터졌으면 어떻게하나? 남의 짐까지 다 적신거 아니야? 항상 문제가 되는 과잉걱정이 시작됐다.
허...근데 짐이 안나오는 거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30분이 다 지나도록.
한참을 기다려 짐이 나오는데... 앞쪽에서 짐을 받은 사람들이 가방에 물이 묻었다고 언짢아한다...ㄷㄷㄷㄷㄷ....저거... 내탓인건가? 그런거야? 게다가 내 짐은 왜 안나오는데? 직원들이 찾아와서 이 짐 누구 거냐고 물어볼 것 같은 걱정에 진땀이 났다...(바보가 따로 없다)
내 짐이 겨우 나왔고... 물병을 확인하니 물한방울 안 흘렀더라. ㅡㅡ;;;;;;;

초긴장상태로 공항을 나와서(공항에서도 털린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어서;;;) 택시를 탔다. 근데 택시가 좀 헤매는 거다. 빙글빙글 블럭을 도는데, 어째 동네가 좀;;;; 미터기는 철컥철컥 올라가고...
간신히 도착한 호텔. 택시비는 25유로 나왔다. (예상보단 적게 나와서 다행;;)

도착해서 방을 체크인하고 바로 꼬르륵....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했다. 종류는 꽤 다양했는데... 과자 정도는 챙길(;;)수 있던 비고의 아침식사가 더 마음에 드는 건...ㅋ;;;
여행사 추천 호텔이라서 그런지 한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고, 반가워라. 적어도 여기선 혼자 동양인이라고 흘끔흘끔 쳐다보는 사람은 없겠구나 싶었다.( 머무는 동안 차고 넘칠 정도의 우리나라 사람들을 봤다;;;) 

아침을 먹고 첫번째 목적지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향했다. 잠시 1유로샵에 들러 안전핀을 사서 가방과 주머니에 주렁주렁달고.ㅋ
생각보다 지하철 타기는 어렵지 않아서 용기 백배.(길치가 용기를 가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다음편에서 ;;;;;)

지하철역에서 올라오자 보이는 성당. 산티아고 대성당에 이미 단련된 상태라 좀 실망스러웠다. 내가 가진 이곳의 이미지는 뭔가 굉장히 정신없고 산만한(지저분한?) 건물...이라는 거 정도였기에 오히려 심플해보였달까. (그 이유는 내가 올라간 쪽이 수난의 문쪽이었기 때문....(내가 가진 이미지는 탄생의 문쪽이었고...)



이쪽이 수난의 문





이 쪽이 탄생의 문



나는 어릴 때 작은 소망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참으로 엉뚱하고 난감한 소망이었는데... 그건 제발 ufo를 한 번만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아주 진지하게 기도한 적도 있었다. 먼산)
근데 성당에 들어섰을 때, 나는 내 어릴 때 꿈이 현실이 되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혹시 ufo 속인 거 아니야?
이게 100년전 사람이 설계한 건물 맞아?
이 사람 ufo에 납치되었던 거 아니야?
이게 무슨 성당이야!! 이교도스럽잖아!
sf영화 세트를 잘못찾아왔나?


농담 빼고 정말 울 뻔했다... 오기를 잘했어....엉엉엉..... 공사중이라고 해서 지저분한 건물안을 생각했는데...





입장료가 15유로(전망대 포함)라서 비싸네~했는데... 전혀 비싸지 않았다. 아, 눈물 좀 닦고...
게다가 건축비가 입장료로 충당된다잖는가...





전망대표에는 줄설 시간이 쓰여져 있다. 시간보다 좀 빨리 가서 줄을 섰는데, 거의 30분은 기다린 듯하다. (엘리베이터가 무지 작다... 작을 수 밖에 없는게 전망대 자체가 무척이나 작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시내





1층의 전시관. 가우디가 자연물에서 받은 영감을 어떻게 건축에 적용했는지 보여줬다. 오디오로 안내를 받거나 글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읽기는 싫고, 듣기는 더 싫고...(돈도 문제고;; 카드를 가져왔어야 했다니까!) 하지만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재미있었다.


지하에는 작은 성당과 전시실이 또 있었다.
설계도면과 모형들, 설계 진행과정등이 자세하게 있어 역시 시간만 있었으면 정말 재미있었을 듯하다.(다음 일정으로 마음이 급했음)




지금 생각하면 더 많은 시간을 들였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아쉬워라. 어쩌겠는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까사밀라로 향했다. (구엘공원은 오후로 미룸)




 길 건너에서 찍은 성당의 모습.



 그리고 이 때부터 눈물나는(???) 길치의 수난이 시작되었다. (산티아고는 애교였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