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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길치의 무모한 여행4-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3) 마지막 날 본문

뽈뽈뽈/스페인2011

겁 많은 길치의 무모한 여행4-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3) 마지막 날

라온그리메 2011. 1. 24. 17:46

산티아고를 떠나는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엔 노을이 보였다. 아침노을이 보였으니 비가 올 것을 예상했어야했는데.









산티아고의 고딕지구는 거의 음식점, 카페, 기념품샵으로 가득 차있다.





스페인 사람들은 그렇게 공중도덕이 투철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일단 아침에는 거리가 무척 깨끗했다. (청소차가 물청소를 하고 다녔다)



기념품가게의 예쁜 물건들. 사고 싶은 게 무척이나 많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돈을 어떻게 쓸지 몰라 맘 편하게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일부러 만든 체크카드를 잃어버린 것도 한 몫했다)
게다가 마지막 날 사야지~했더니만 헉, 일요일은 문을 닫는거였...어?









이 인형, 지금 보니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속 공주님을 모티브로 한 건가?



스페인에선 크리스마스 트리보다는 이렇게 성탄절 마굿간을 인형들로 꾸미는 걸 더 좋아한다고 한다.(나중에 bcn에서 가이드에게 들은 이야기)
도자기 제품이 예쁜 게 참 많았는데, 공항에서 가방을 텅텅 던지는 모습을 본지라 사기가 꺼려졌다... 그나마 캐리어라면 나았을텐데 배낭이니...;;





아침의 대성당.
헛, 출입구가 이런 곳에도 있구나..했다. 이날 아침에 다시 안 와봤으면 모르고 갔을지도. (무조건 건물은 사방으로 돌아봐야한다)
대성당의 출입구 중 세곳은 다녔는데.. 지금보니 아무래도 네군데가 아닐까 싶다. 지도를 보니 못 본 곳이 그래도 있네...ㅡㅠ



대성당을 한 번 돌아보고 숙소로 들어와서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했다.
짐을 맡아달라고 말할 걸 준비하고 있었는데, 말하기도 전에 프론트에서 먼저 맡아주겠다고 한다. Muchas gracias, señ;or. (작고 허름한 숙소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프론트를 보던 두 중년신사들때문이었는데, 참 친절했다. 특히 아침쪽 아저씨...인상도 좋고... 관광지도도 미리 알아서 주고...)


맘 편하게 짐을 맡기고 가뿐하게 숙소를 나왔다. 원래는 외곽의 관광코스를 돌아볼까~했는데,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인적드문 공원길을 걷는 건 좀 꺼려졌다. 그래서 그냥 중간까지만.;;;
alameda라고 씌여진 곳으로 갔다. (alameda는 산책이라는 뜻이라는데... 난 공원 이름인 줄 알았구만;;)


구글스로 검색하면 산티아고의 랜드마크라고 나오는 조각상. 무슨 의미인지는 잘;;








솔직히 좀 마음에 많이 안드는 관광지도였지만(보려면 꽤나 번거롭다) 전망이 좋은 곳을 표시해놓은 건 참 마음에 들었다.






더운 동네라 그런지 나무들이 꽤나들 크다. 뿌리를 보고 깜짝 놀란 나무.. 원래 나무는 가지만큼 뿌리가 뻗는다고 하더니만.



멀리 보이는 대성당




동네를 다시 가로질러 다시 대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고 (불켜지니 성당이 더 화려하게 보였다. 파이프 오르간 소리도 듣고...)첫날 헤매다 갔던 공원을 다시 찾아갔다. 가는 길에 도착하고 처음 동양인을 만났다. 일본인 관광객들이었는데 가이드를 따라서 정신없이 걷고 있었다..... 그래, 저러지 않기를 잘했지.

공원은 parque de san dommingos de bonaval이라는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유명한 곳이었나보다. 답사코스 안내 지도도 있는 걸 보면.
http://translate.googleusercontent.com/translate_c?hl=ko&sl=es&tl=en&u=http://es.wikipedia.org/wiki/Convento_de_Santo_Domingo_de_Bonaval&rurl=translate.google.co.kr&twu=1&usg=ALkJrhgl78J2w8Eu1SrA9bHiewn1T0k5MA

http://translate.google.co.kr/translate?hl=ko&sl=es&tl=en&u=http%3A%2F%2Fes.wikipedia.org%2Fwiki%2FParque_de_Santo_Domingo_de_Bonaval





보나발 공원에서 본 대성당


공원을 돌아보고 나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전시관에 갔더니 와~~~~~ 무료래~~~!!!

전시관에서 앉아서 쉬기도 하고, 상영되는 단편영화를 내리 보기도 하고(앉아있느라고), 사진도 보고 나오니 비가 주룩주룩... 아직 떠나려면 몇 시간 남았는데 어쩌나~하다가 근처의 버거킹에 갔다.
(좀 웃긴 것이 동네에 버려진 쓰레기 중 상당수가 버거킹 봉투였다... 버거킹은 동네를 망치는 주범?) 그리고 남은 시간을 보냈다....(나같은 관광객들만 앉아 있던 버거킹..쿨럭)

다섯시가 되어서 짐을 찾으러 갔다. 비행기는 10시가 넘는 것이었지만, 부엘링 항공이 꽤나 악명이 높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리미리 가기로 마음먹었더랬으니..(그래도 다섯시간이라니 좀 많이 오버였음;;;;;)
프론트에서 친절하게 길을 그려가면서 알려줬는데... 가다가 보니 설명해 준 길과 반대로 걷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길치의 조건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되었다..(그래도 이 땐 애교였지;;;)

다섯시 차를 타려고 갔는데, 그렇게 또 간발의 차이로 차를 놓치고 비내리는 거리에서 30분을 기다렸다......(먼산)








버스에 타자 비는 더 심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 나 떠난다고 슬퍼해주는거냐? 그 마음은 기쁘게 받아주지. 캬캬캬....(아, 우울해)

생각보다 공항은 멀었다. 10분 정도면 가지 않을까 했는데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간당간당하게 떠났었다가는 꽤나 곤욕을 치뤘을지도...
지나가는 길이 까미노길이라서 전날의 기억이 새록새록했다.




공항은 참 한적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한국인을 만났다! 젊은 총각. (어떻게 알았냐면.. 가방이랑 옷이 다 노스페이스였거든. 푸하하하;;;) 물론 말을 걸지는 않았다.
그쪽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았을까? 궁금하네..(옷은 콜롬비아였는데, 젊은 사람들한텐 유명한 메이커도 아니고 알아보기 쉽지 않은 마크니까.라퓨마라면 금방 알아봤겠지만.ㅋ)

지겨울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부엘링... 여섯칸짜리였는데, 진짜 좌석간격이 좁았다. 이 비행기는 넓찍하게 앉으려면 추가금액을 지불해야한다. 추가금액 안내려고 그냥 지정좌석을 받았는데 무슨 복을 쌓았는지 세자리짜리에 혼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또 신나게 잤다....(음료수 한 잔 안주는 비행기. 대신 식사를 돈내고 주문(!)할 수는 있다)

그렇게 산티아고를 떠났다.
당시에는 작은 도시에 살짝 지겨울 정도로 며칠씩 머문 것이 좀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 보면 그래도 못 본 곳도 있다. 그리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바르셀로나보다 산티아고가 더 기억에 남기도 하는 걸보면 나에게 맞는 여행은 살짝 지겨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고 말하며 스케줄 조정의 실패를 덮는다.ㅋ;;근데 이건 내 탓은 아니었다.... 순전히 비행기 스케쥴 문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