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올레 11코스 본문
[뽈뽈뽈/제주] - 올레, 10코스#1 -바람의 찾아 떠나다
[뽈뽈뽈/제주] - 올레, 10코스 #2-해변을 따라 걷는다.
[뽈뽈뽈/제주] - 올레 10코스#3 - 걸어간다
[뽈뽈뽈/제주] - 올레, 10코스#4 - 달아날 수 없는 길
어수선한 꿈에서 깨니 아침이었다. 흐린 하늘을 보니 하루 일정을 어찌해야할지 막막했다.
누워서 tv를 잠시 보니 어느새 9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모슬봉을 보고 싶었던 나에게 굽이굽이 섯알오름으로 가는 길은 우울한 길이었다.
귓가에서 윙윙대는 바람과 흐린 하늘.
올레꾼이 거의 보이지 않는 너른 들판.
전날의 피로가 계속 쌓여만 가는 기분이었다.
알뜨르 비행장을 지나서 양민학살터에 들어섰다.
어딘가에서 군인들의 구령소리 비슷한 것과 함께 따당따당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감이 안잡히는 소리였다.
혹시 환청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환청이라기엔 너무 안 어울렸다.(환청이라면 더 무섭고 소름끼치는 소리였을테니)
섯알오름에서 벗어나자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 산방산이 보였다.
날씨는 점점 더 안좋아지는 듯했고, 몸은 더 피곤해졌다.
우울한 마음에 점점 지쳐만 갔다.
결국 모슬봉 앞까지 가지 못하고 제주행 버스를 탔다.
기회가 닿는다면 11코스는 다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걸어보고 싶다.
내 입술에 닿았던 石淸의 달콤함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겠지만
그로 인해 지금 발버둥칠 힘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삶은 살만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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