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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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사

라온그리메 2010. 7. 31. 00:06


  20대의 젊은 청년은 군인으로서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었으나, 그의 눈에도 대동아공영은 옳은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 만난 30대의 남자. 자신의 국가원수를 저격하고 죄인과 간수의 입장으로 만난 두 사람간에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자신의 나라의 행태에 대해 개인적인 회의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청년에게 남자는 구원의 말을 던진다.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일 뿐이다."

  청년은 그 말로 구원을 받았다. 어쩌면 그것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하나의 방법밖에 되지 않았겠지만, 그는 그 말에 평생을 기대어 자신을 달랬다.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와 절을 만들고 남자의 영정을 기렸다. 그의 고향과는 멀기만한 이국의 땅에서.

  대림사는 조용하고 작은 절이다. 청년은 이미 고인이 되었고, 그의 아내가 이어받았던 절은 그의 양자가 유지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모습은 본당의 한 켠에서 볼 수 있을 뿐이다. 

  한일강제합병이 아니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이다. 국사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하였고, 우리는 천천히 과거를 잊어가며 오늘 내게 떨어지는 사탕 몇알에 광분하고 있다. 안중근의사는 '의사'가 아니라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는 한국인들이 나라의 머리에 앉아있다. 한국인들은 과연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하여야 옳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