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올레 6코스 7.21 본문

뽈뽈뽈/제주

올레 6코스 7.21

라온그리메 2009. 7. 21. 21:41

 원래는 9코스를 가려고 했는데 어제 검색해보니 코스가 너무 험하다는 평이 많길래 속편하게 6코스로 잡았다. 지금생각하면 너무 잘한 결정.

 아침에 또 늦잠을 자고... 9시경부터 쇠소깍에서 걷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나타난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로 올레길은 북적북적했으나... 워낙 내 걸음이 느리고, 또 일부러 뒤로 쳐지려고 노력한 덕(?)에 모두 앞으로 보내(?)버릴 수 있었다.

 6코스는 상당히 편한 코스였다. 길도 아기자기하고 좋았다. 어제 7-1코스에서 맘고생이 심했던 탓일까? ㅎㅎ;;; 5코스보다도 좋았다. 동네올레도 많았고, 호텔구경도 좋았다. 

 하수종말처리장에 도착해서이른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데 어떤 사람들이 오더니 굉장히 친하게 군다. '으잉?'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일행인줄 알았단다. 하하하;;;; 그 사람들이 떠나고 다시 바다를 보며 배를 꺼뜨리는데... 어랏, 비다!

 급히 우의를 꺼냈다. 드디어 써보는 우의. 무거운 거 끌고 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드디어 써보기는 하는구나.... 다행스럽게도 비가 한참 쏟아질 때는 바로 뒤에 있던 처리장 건물에서 피할 수 있었고, 좀 잦아들무렵에 다시 걷기 시작. 내리는 비에 가지고 온 wpi도 써 보고.... 무거운 거 들고 다닌 보람이... 있는건가? ㅇㅇ;;;

 걷다보니 소정방폭포가 나왔다.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꾸민 것인지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소정방폭포에서 정방폭포로 가는 길 역시 잘 꾸며져 있어서 걷기 좋았다. 
 정방폭포에서 서복박물관쪽으로 가다보니 길 안쪽으로 정원이 나타났다. 정방폭포는 4번째 오는 것이었지만, 안쪽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맥문동이 참 곱게 피어있는 정원에 혼자 앉아있다보니 내가 무슨 진시황이 된 듯한 느낌이랄까. 정자가 있길래 앉아서 정방폭포 앞에서 얻어온 대일밴드(하나만 필요하다고 하자 그냥 주시더라. 감사감사..) 를 물집을 터뜨린 자리에 붙였다.

 서귀포 쯤 다다랐을 때 발바닥이 너무 심하게 아파왔다. 아무래도 첫날 발 아프다고 슬리퍼를 끌고 다니던게 문제였던 듯 싶었다. 30분 걸으면 아파서 쉬어야 할 정도...  결국 이중섭거리에서 방향을 바꿔 70리길로 접어들어서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서귀포항으로 향했다.(나중에 알았는데 오히려 더 돌아간 셈이었다........OTL) 


 유람선 타러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었다. 버스는 다니지 않는 듯했고... 공사중이라 정신도 없고.  천지연매표소에서도 한참을 걸어갔다. 2시배를 탈 수 있을 것인가~했는데 다행히도 배가 20분정도 늦게 뜨는 덕에 탈 수 있었다. (배에 타서 출항을 기다리는데 바다에서 물고기가 두번이나 뛰어오르는 걸 봤다. 날치는 아닌듯한데...;;) 

 섬구경은 그리 많이 하지는 못했고, 날씨가 안 좋아서 원래 가는 코스와 다른 코스를 구경하였다. 그리고 유람선의 자랑거리(?)인 각설이 공연은 배우들의 휴가로 생략. 하지만  유람선 선장님의 입담이 하도 재미있어서 짧은 유람시간이었지만 무척 즐거웠다.  꼭 배철수같은 목소리에 입담이라고나 할까. 근처의 섬과 해안절벽을 구경했다. 배가 꽤 출렁거렸지만 멀리서 보는 제주도 전경이 멋졌다.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으면 한라산을 다 볼 수도 있었을텐데.. 선장님말로는 한라산을 다 볼 수 있는 날은 1년에 90일 정도 밖에는 안된다고 한다.

 하선하여 다시 천지연 폭포 매표소까지 걸어와서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 먹었다. 이제 어떻게 할까~하고 보니 멀리 뉴경남호텔이 보였다. 어랏, 숙소랑 가깝다는 얘기? 그래, 다시 걸어보자. 

 걷다보니 다시 나타난 올레의 푸른 화살표. 반가운 마음에 따라 걸었다. 천지연 폭포 위쪽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금방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산책로는 꽤나 잘 꾸며져있었지만 발이 아파 정신이 없어 구경은 많이 못했다. 사실 천지연폭포의 끄트머리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보이지는 않았다..... (당연하겠지만)

 들어와서 씻고 잠시 누웠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9시.... 푸하하하;;;;;;;(근데 아직도 졸리다)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회사일을 하려는데...(일처리 좀 하라고 휴가 중에 전화하는 회사...밉다) 엥? 회사 사이트가 접속이 안된다. 여기 인터넷 문제인지 서버 문제인지.. 몰라~~~내가 알 게 뭐람?............은 아니고..... 내일 전화해봐야겠다..;;;;

 발이 아픈 건 아무래도 족저근막염인 것 같아 걱정이다. 금요일에는 또 등산가야하는데.. 우짜지... ㅡㅠ



 참, 내일은 대망의 일식날... 근데 제주는 흐리단다. ㅂㅇㅁㅇ...OTL-----비행기 시간 바꿔서 서울 가서 봐 버릴까? ㅡㅠ

'뽈뽈뽈 >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레 5코스  (0) 2009.07.23
하늘 위에서  (0) 2009.07.22
올레 7.20 7-1코스 욕심이 생기면...;;;  (0) 2009.07.20
올레 7.19 5코스  (0) 2009.07.19
I'm Alive  (0) 2009.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