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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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뽈뽈/제주

올레 7.19 5코스

라온그리메 2009. 7. 19. 18:28

 새벽 4시 30분,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4시 50분... 주민등록증을 안가져 온 것을 확인했다. 결국 택시를 탔다. 택시비 13000원. 음.. 새벽 티켓 끊은 이유가... 돈 아낄려고 아니었슘까? ㅡㅡ;;;;

 나는듯이 도착하니 너무 일찍 온 탓에 수하물 붙이는 거 기다리느라(직원들이 출근을 안해서;;) 한참 걸렸다.

 비행기는 옆자리에 아무도 안타서 편하게 왔다. 비가 와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외로 상당히 멋진 하늘나라풍경에 정신을 잃고 사진을 찍으며... 점점 몽롱~~;;;



 제주에 도착하니 8시 전이었다. t머니를 사는데 헉, 보증금이 4000원이란다. 뭡니, 이거... 그래도 그냥그냥 써야지~하고구입했는데, 알고보니 제주는 카드할인도 없다..............,OTL 그래도 잔돈 챙기기 귀찮으니까 그냥 써야지. (어차피 가을에도 쓸거고... 음... 나중에 환불처리할까?)

 공항버스를 타고 서귀포의 뉴경남호텔에서 내려 민중각을 찾아갔다. 가방을 맡긴 후 바로 앞에 있는(무지 편하다. ㅎㅎ)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남원행 버스를 탔다.

 두번째 자리에 앉으려는 내게 기사아저씨는 앞에 앉아야 잘 보인다고 말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맨 앞에는 잘 안 앉으려는 습성이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 앞에 앉아서 남원까지 가능동안 기사아저씨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제주도도만의 가장 특별한 것이 뭐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그냥 다 색다르죠"라고 대답했다. 기사아저씨는 삼다(바람, 돌, 여자)의 고장이니만큼 돌담이 가장 특이하지 않냐고 말했다. 밭과 밭사이를 가로지른 돌담. 음.. 첨 보면 색다르지만... 너무 자주봐서리;;; 태풍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 돌담이 너무 좋지 않냐며 내내 자랑하는 아저씨.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제주도의 여자 이야기. 제주도의 여자들은 너무나도 생활력이 강하고 자립심이 강하다. 그 이유는 4.3사태로 인해 많은 어머니들이 과부가 되었기 때문. 그래서 나이를 먹어서까지 자식에게 기대려하지 않고 여든, 아흔이 되도록 일을 놓지 않는다... 는 얘기였다. 여자가 많다...는 걸 옛날 귀양온 선비들의 경우만으로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아저씨의 이야기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4.3사태... 어린 시절 tv에서 드라마로 얼핏 지나가며 본 기억 정도 밖에 없는 현대사의 어두운 한 면. (아니, 만화였던가?;;;) 하기사, 지금 생각하니 왜 제주도에 5.16도로가 있는거지? 

 현대사는 모르는 것이 속 편하다고 믿었기에 참 무심하게 살아왔던 듯 하다. 뭐, 워낙 연도나 날짜를 못 외우는 것과도 관련이 있겠지(사건들은 사건대로, 날짜는 날짜대로 알고 있었다;;). 아무튼 앞날을 위해 잠깐 정리.

5.16 : 군사구데타(군사혁명?) 박정희대통령 집권 사건  자세히 보기

4.3 : 자세히보기

 아무리 생각해도 정감안가는 현대사에 대해 잠시 머리아파하면서도 아저씨의 이야기가 하도 재미있어서 열심히 들었다. 제주도 개발 이야기, kal호텔이 왜 19층인가(제주도는 원래 고도 제한이 있었다고 한다), 지네잡으러 다니던 어린시절이야기.... 그렇게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 새 남원이었다. 아쉽지만 작별을 고하고 내려서 출발지로 걸어갔다.


 큰엉해안경승지가 좋다는 말에 혹하여 선택한 5코스. 역시 바다보다는 나에겐 산이 나은 모양이다. 지루했다면 지루한 코스였다. 바닷물이 넘실거리면 뭐하나, 발 한 번 담그지 못하는데...ㅡㅠ 게다가 생각 외로 거친(?) 길이 있어서 반바지 입고 갔더라면 정말이지 큰 일 날 뻔했다. 좁은 길 옆으로 난 풀들이 꽤나 날카로웠달까. 나중에 팔이 쓰라려서 햇볕에 탄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살짝 긁혀있다. 음.. 안 긁히게 그렇게 조심하며 걸었는데도. ㅡㅡ


 아침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피곤이 쌓이고 쌓여 사진이고 뭐고 열심히 걷기만 했다....(사실 비슷한 풍경들이 반복되는 코스라서 찍을 것도 1,3코스에 비하면 적었다.;;)




 생각 외로 부지런히 걸었는지 놀랍게도 쇠소깍에 도착하니 4시. 헛, 5시간? 중간에 쉰 거 생각하면 엄청난 속도닷!!(3코스+@를 25km를 9시간 걸렸던 거 생각하면....) 거의 올레안내서의 예상시간과 맞아떨어지잖아?(경사났군, 경사났어)



 쇠소깍 앞에서 발이 너무 아파서 가지고 간 슬리퍼로 갈아신었더니 오히려 물집이 생겨버렸다.. 그래도 바다에 발이나 한 번 담그려고 했는데  모래가 너무 고와서 물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들어갔다 나오면 뒷감당이;;;) 쇠소깍쪽은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길래 포기했고. (맨날 포기냐)

 윈드서핑하는 거 잠시 구경하다가 다시 돌아서 나왔다. 버스를 타고 서귀포에 도착.

 목욕을 하고 저녁을 먹고 지금은 방에 있는 컴퓨터로 인터넷 하는 중이다.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카드리더기를 안가져왔다. ;;;

 내일은 7-1코스를 갈 생각이다. 잃어버린 줄 알고 노심초사하게 했던 지팡이를 찾았으니 내일은  잘 써야지.(오늘은 사실 없기를 잘했다;;) 그리고 선크림은 확실하게 발라야겠다.까딱하다간 팔에 줄무늬가 또 생기게 생겼으니...느느;;; 



--딜레마: 에어콘을 끄면 덥고... 에어콘을 켜면 감기가 바로 도진다. 뭡니?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물을 2리터나 마셨는데 화장실 갈 일이 없더라;;;;


자~~ 이제 대충 안까먹게 썼다.... 인제는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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