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올레 7.20 7-1코스 욕심이 생기면...;;; 본문

뽈뽈뽈/제주

올레 7.20 7-1코스 욕심이 생기면...;;;

라온그리메 2009. 7. 20. 19:53


 아침에 간신히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니 어느새 8시가 가까웠다. 일단은 월드컵경기장으로 슝~.


 도착해서 출발점을 찾는데... 어랍쇼? 못찾겠는거다.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화살표... 어슬렁거리다 월드컵경기장 안에도 구경해서 좋긴 했지만...



 한참을 찾다보니 벼라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냥 중간지점을 물어서 갈까... 딴데 갈까.... 놀러나 갈까....

 일단 북쪽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근처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며 다시 한 번 길을 물었다. (이미 전에 한 번 물었다가 엉뚱하게 헤맸음;;) 그랬더니 바로 나오는 방향....컥...

 7-1 입구인 하영농수산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간 위치에 있었다. 어쨌거나~ 발견했으니~ 고고씽~~~

 올라가는 길은 주택정비 지구라서 온통 폐가만이 있어 매우 을씨년스러웠다. 게다가 추적추적 내리는 실비....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없는 길.... 그래서일까? 점점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한 것이.

 엉또폭포가 너무 보고 싶었기에(어제 밤 내내 비가 온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 폭포를 기대했다) 부지런히 걸어갔으나....크흑... 무참히도 기대를 저버린 폭포.... 그래도 꽤나 멋있는 곳이었다. 물만 쏟아졌다면 진짜 좋았을 것을.... 올라가는 길이 공사중이어서 으슥한 산길을 헤치며 바삐 갔건만...ㅡㅠ


 다시 걸어걸어 고근산(?)에 도착했다. 안개가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것을 구경하며 올라가니 산 위는 온통 안개, 안개, 안개, 안개, 안개..... 전망경이 무색한 안개투성이... 분화구를 기대하면서 올라갔더만. ㅡㅠ

 길이 안좋으니 리본 보고 우회하라는 간판을 보고선 긴장하며 리본을 따라가는데... 어랏? 어째 화살표가 반대방향이야? 그래도 계속 내려갔는데... 커헉... 올라온 입구.... 중간에 길이 합쳐졌나보다.


 에잉~ 몰라~하면서 산 아래로 내려가서 한참을 걸으니 다행스럽게도 서호마을 앞에서 화살표를 찾을 수 있었다. 구비구비 돌아가는 동네올레... 역시 해안올레보단 동네올레가 좋지만, 뭐랄까.. 초심을 잃은 욕심이랄까... 어제의 시간단축에 나름 고무되어 더 바쁘게만 걸었다. 초속 15cm? 뭐야, 그게?

 미친듯이 걷다보니 어느새 하논에 도착했다. 미르형분화구(냄비뚜껑을 뒤집어 놓은 상태? 가운데가 올라온 모양...맞나?)라는 하논에서 제주에 와 처음으로 논을 보았다. 푸른 빛이 고왔다. 걸어가다보니 논 한 가운데 뭔가가 솟아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한 할머니께서 일하시는 중이었다. 허리를 완전 180도 굽힌채 뭔가를 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힘들어보였던지....


 하논을 지나자 점점 지치기 시작했다. 외돌개까지는 아스팔트에 시멘트길인데다가 어느새 다 마셔버린 물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그렇게 꺼이꺼이~우는 심정으로 외돌개에 도착하니 2시. 약 5시간이 걸린 셈이다. 중간에 하나도 안쉬고... 어제 5코스는 중간중간 앉을 데가 무척이나 많아서 쉬기가 좋았는데 산올레는 역시 앉을 곳이 없는 게 무척 힘들었다...(길에 퍼질러 앉아있다보면 차가 온다;; 그늘도 거의 없고;;)

 외돌개에서 다시 도착 표지를 찾는데... 어랏? 또 없다...!!! 결국 그냥 외돌개 구경에 나섰다.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버둥거리는 게 불쌍해보였는지(;;) 일본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어준단다...(실제로 찍은 건 가이드하시는 기사분이셨지만) 근데 깜빡잊고 셀샷설정으로 찍는 바람에...큼..... 영 아니게 나왔다.

 다시 나타난 화살표가 엉뚱한 방향을 향하여 가는듯하길래 돌아서 솔빛향기 찻집으로 향했다.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진 찻집. 복분자쥬스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솔빛향기에서 나왔는데, 앗, 표지판이다!!

 6코스와 7코스 표지판이 솔빛향기 앞에 있었던 것이다.....난 어디를 찾아다닌거냐....;;



 서귀포로 돌아오는 길에 버슬 잘못타서 한소리 듣고(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그것도 그 정류장에선 원래 멈추지도 않는 버스를 잡아서;;-를 탔다) 간신히 숙소에 도착. (버스안에서 땀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지 않을까해서 걱정스러웠다. 땀이 범벅이상이었으므로;;;근데 감기에 걸려서 냄새가 나는지 안나는지 확인할 수가 없음;;)

 씻고 그대로 기절. 6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몸을 추스렸다. 그래서 지금은 저녁먹고 들어와서 서핑 중. (1인분 갈치조림을 파는 곳이 있어서 먹었다. 예전에 먹었던 중문단지의 이름만 유명한 갈치조림집보다 나았다, 가격은 약간 더 비싼편이었지만. 아니, 쌌나? )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은 민중각인데, 시내에 숙소가 있으니 정말 좋다. 대형마트, 음식점, 24시간 김밥집, 훼미리마트, 버스터미널... 다 근처다. 물론 여행지만의 멋진 풍광이랄지, 낭만 같은 것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교통 편한 게 어디냐.

 나름 줄인다고 줄이는 짐인데도 여전히 가지고 다니는 짐은 한그슥이다. 내일은 좀 더 빼고 다녀야겠다. 일단 입지도 않는 윈드스토퍼부터 빼고... ㅡㅡ;;;


 내일은 9코스를 갈까한다. 가장 짧은 코스가 될 듯한데... 어떨라나 모르겠다. 내일은 더 일찍 일어나서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좀 걷자... 쫌!!!!

 

 

'뽈뽈뽈 >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 위에서  (0) 2009.07.22
올레 6코스 7.21  (1) 2009.07.21
올레 7.19 5코스  (0) 2009.07.19
I'm Alive  (0) 2009.04.19
올레길에서 만난 동물들  (0) 2009.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