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그리메의 [바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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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의 사진

올레-사람들은 나를 지나쳐 간다

라온그리메 2009. 4. 12. 13:19
 초속 15cm라며 떠난  올레길에선
사람들은 내 뒤에서 와
 내 앞을 가로질러 바쁜 걸음들을 옮겼다.

 정말이지 느린 나의 걸음이 가끔 답답하긴 했지만,
그래도 혼자니까
나만의 속도로 걸으며
여유롭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길을 나섰던 것도
그런 이유였으니까.

 사람들마다 빠르기는 다른 것이고...
남을 부러워하거나 나를 답답해하는 건
스스로 불행해지는 길.

하지만 누군가가 옆에 있을 때에는
미안함에 불편할 수 밖에 없는 달팽이의 운명....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산행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건
나에겐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일이 된다.









































 
 나를 앞질러 갔던 사람들은 그들만의 풍경을 찾았을까? 

 사진 속의 사람들...
사진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올레길에 만났던 사람들...
모두 그 따뜻한 봄날의 추억을 담고 돌아갔겠지.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그때는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그리고 짧은 걸음이라도
잠시 함께 걸어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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