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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15cm] 출발~ 올레 1코스 #1 본문

뽈뽈뽈/제주

[초속 15cm] 출발~ 올레 1코스 #1

라온그리메 2009. 4. 7. 16:09



내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것은 '초속 15cm '.
절대로 절대로 빨리 걷지 말 것. 천천히 갈 것.



 
 아침에 대충 뒤를 정리하고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공항. 처음 타 본 저가 항공인 진에어는 저가항공답게 좌석이 자유. 게다가 좌석 폭은 .................. 놀랄 정도로 좁았다...........;;
 내 옆에 탄 사람은 꽤나 거구였는데 그 덕에 팔조차 운신하기가 힘들 정도... 폐쇄공포증으로 인한 발작이 두려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냥 창문에 기대어 가는 내내 잠을 잤다. ;;;




 공항에서 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를 탔다. 올레사이트에선 500번인가를 타라고 했는데 100번도 간다길래 100번을 탔다. 가다가 보니 시내 곳곳에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꽃들을 보다가 마지막 날엔 벚꽃구경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시외버스터미널은 상당히 낙후되어있었다. 화려한 공항과 리조트들만 보아왔기 때문일까? 예전에 한 번 와 본 기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어리목 등산갔다가 일행과 헤어져서 버스타려고 한 번 와봤음;) 낯설기 그지 없었다. 아무튼 동부해안일주 시흥리행 버스표를 샀다. 버스비는 3000원. (택시타면 25000원이라고 했던가?) 

 

 시흥리에서 내려 시흥초등학교를 찾아가야지~~하고 올레책을 뒤지다보니... 얼래? '시흥초등학교' 정거장이 있네? 엥? 그렇다면 당연히 시흥초등학교 정거장서 내려야지~. (그래서 시작 표지판을 보지 못했음;;)



 


  쌀쌀하게 느껴지던 서울과는 달리 제주는 한창 봄이었다. 탁 트인 시야와 푸릇푸릇한 밭들을 보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너무 좋은 햇볕에 이솝이야기 속 사나이처럼 방한점퍼를 벗어 배낭에 쑤셔넣고 룰루랄라 말미오름으로 향했다.



 말미오름에 오르니 사방이 탁 틔여 시원했다. 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도 보였다. 함께 오르는 사람이 꽤 있어 올레를 하려고 온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그냥 등산회나 가족 나들이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상에서 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천천히 말미오름을 내려와 알오름으로 향했다.



  알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밭과 목장과 무덤가를 통과하는 길이었는데 풍광이 어찌나 이국적인지, 꽃들이 어찌나 고운지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
 
  
  지나는 길의 대부분은 무밭이었는데 절반은 거둬들이고 1/4정도는 수확을 포기한 듯 하였다. 올해는 무가 많이 생산된 것인지.... 바닥에 배를 드러내고 누워있는 무들을 보니 아까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지나치기 아쉬웠는지 손에 무를 들고 말미오름쪽으로 다시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다) 당근도 버려지는 게 보였다.




 알오름에서 내려온 다음부터는 계속 아스팔트와 시멘트길이었다. 산길과는 달리 조금 걸었더니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했다. 하지만 씩씩하게 해안도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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